2개월 '시한부'…인수위원 활동비는 얼마?

현행법상 인수위원회가 수행하는 업무는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 대통령 취임행사 준비 등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정부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고, 현 정부의 주요 사업을 ▲계속 ▲재검토 ▲중단 등으로 분류해 새 정부에서도 이어갈 사업을 선정하는 업무, 부처 신설과 기존 부처 개편 여부를 결정도 인수위의 몫이다.

아울러 박 당선인 공약들의 실행 가능성을 따져 이행 플랜을 짜고 새 정부의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하는 것도 인수위가 하게 된다.

□ 2배 불어 난 인수위 예산…인수위원 활동비는? = 그렇다면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인수위원들의 보수는 얼마나 될까.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은 '명예직'으로 따로 보수를 받지는 않지만, 인수위 예산 범위 내에서 '활동비'가 지급된다.

지난 이명박 정부 인수위는 간사위원에게 월 기준 300만원씩, 인수위원에게 250만원씩의 활동비를 지급했고, 정부 부처 파견 공무원들이었던 전문위원과 실무위원들에게는 50만원 안팎의 활동비를 지급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 인수위원의 활동비보다 20%, 25%씩 인상된 수준이었다.

이 같은 인상률을 감안할 때 이번 인수위원의 활동비는 간사위원 360만원, 인수위원 3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에 필요한 경비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예산을 산정한 뒤 당선인 측과 협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8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인수위 관련 예비비 지출안에 따르면 올해 대통령 당선인 예우 및 인수위원회 관련 비용은 43억2200만원으로, 지난해 책정된 1억5000만원을 포함하면 44억 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17대 인수위 예산인 21억9700만원의 2배를 넘는 액수로, 실무형 인수위를 표방한 박근혜 당선인이 위원 규모를 줄이고, 자문위원을 폐지하는 등 인적구성을 '슬림화'한 데 비해 예산은 급격하게 비대해진 셈이다.

□ 교수출신 인수위원들, 2달 뒤 진로는? = 한편 이번 인수위에는 교수 출신 인사가 많아 학문 연구에 매진해온 학자들이 현실 정치와 행정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인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인수위 간사 9명 중 5명이 교수, 전체 26명의 위원 중 절반이 교수 또는 학자 출신이다.

이는 정무보다 정책에 방점을 둔 '실무형 인수위'를 천명한 박 당선인의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기도 하지만, 차기 내각으로의 연결성보다는 시한부 '징검다리' 인수위에 방점을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교수들은 2달 동안의 임기를 마친 후 돌아갈 '친정'이 있어 위원들에게 한 자리씩 주어야 하는, 이른바 '논공행상'에서 비교적 자유롭지 않겠냐는 것이다.

더불어 2개월이 넘는 대학의 겨울방학 기간과 인수위 활동 기간이 겹쳐 2월25일까지 임기를 마친다고 해도 봄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학교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점도 교수 출신 인수위원들에게는 큰 메리트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슷한 예로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캠프에도 일정 조정이 가능하고, 돌아갈 곳이 있는 교수와 변호사들이 대거 참여, 12월19일까지 한시적 자원봉사 그룹의 형성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인수위와 새정부 주요인사 구성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당선인의 의지와 달리 현실적으로 인수위와 내각이 완전히 분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성이 강하고 정부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능력을 갖춘 인물들은 인수위 종료와 함께 청와대와 내각에서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개월 활용한 후 버리기 아까운 '카드'들은 계속 쓸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결국 교수 출신 인수위원들이 2달 후 친정으로 복귀할지, 새정부의 핵심적 자리로 옮겨갈 수 있을지 여부는 인수위에서의 활약과 성과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