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與 역할 분담 중요…'비민주적'스타일, 당은 명령만 따를 수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가 지난 6일 본격 출범하면서 차기정부 초반의 국정운영과 관련,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년 단임제인 특성상, 레임덕이 쉽게 찾아온다는 점에서 취임 초반의 국정운영과 그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중요하다. 취임 100일에 차기 정부 '5년'의 흥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 대한 '촛불집회' 이후 지지율이 급락, 이후 '불통정부'로 비판을 받아온 만큼, 새누리당으로서는 당·정간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여의도 정치를 폄하했던 이명박 정부 때는 당·정간의 소통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명박 정부의 '공신'이던 친이계마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갈라진 바 있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거듭 당·정간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일 대변인은 8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나와 새 정부와의 협력을 위한 당정 협의체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이한구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이 최대한 뒷받침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황우여 대표 역시 전날(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새 정부가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한마음으로 협조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박 당선인의 정치공약 중 하나인 '정치쇄신' 부분을 국회에서 실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당 지도부들이 한 목소리로 '정치쇄신'을 강조한 것도 이때문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소통'하는 새 정치에 대한 열망으로 18대 대선이 치러졌던 만큼, 이에 대한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제2, 제3의 안철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직접적으로 대선 직후 첫 원내대표회의에서 "'안철수 현상'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도록 정치 쇄신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취임 100일 이내에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예결위 상설화 등 박 당선인이 지적한 정치쇄신을 추진할 전망이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정치쇄신은 당에 맡기고 실질적인 민생과 외교, 안보 등 공약실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역할분담을 철저히 하면서도 서로 협력관계를 이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2월 25일 취임 후 100일 사이인 4~5월경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 4개국을 순방할 예정이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7일) "당선인이 취임하게 되면 여러 주요 국가들을 방문하는 일정이 짜여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장 먼저 '국민행복기금' 조성을 통한 가계부채 해결과 복지공약 등 민생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측은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임기 초반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명박 정부가 취임 초에 무너지면서 얼마나 힘들었느냐. 오는 4월, 10월 재보선, 2014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임기 초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1인 지배체제'라는 비판을 받았던 '박근혜 비대위'시절을 상기해보면, 결국 여당인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명령'만 수행하는 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당선인의 권위주의로 인해 당·정간 민주주의는 자리 잡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금도 인수위 인선을 가지고 말이 많은데 청와대, 정부 내각 인선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본다"며 "인수위 대변인 일원화나 인수위원들 입단속 하는 게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