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마지막 특사' 검토…朴은 '묵묵부답'

최측근 포함 여부 '관건'…朴은 "사면권 제한" 공약 

임기를 50여일 남겨둔 이명박 대통령이 설 전후로 마지막 특별사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야당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의 반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까지 박 당선인 측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조윤선 대변인은 9일 인수위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선인이 (청와대와) 그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차후 당선인이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 논의한 바 없다"면서 "지금 대답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앞서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종교계를 비롯해 경제계, 정치권에서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아 사면 기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임기 내 특사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특사가 단행된다면 우선적으로 생계형 범죄에 대한 대통합 사면과 고소‧고발을 당한 기업가들에 대한 사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건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사촌 처남인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이사장 등 이명박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사면 여부다. 

이미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 김 전 사장 등은 최근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설 특별사면을 받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과 박영준 전 차관, 김희중 전 부속실장 등은 사면 명단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득 전 부의장은 형이 확정되지 않았을 뿐더러 친형을 사면할 경우 감수해야할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임기말에 대통령 최측근의 특별사면이 허락된다면 여론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민주당은 "정권 말 자기 식구 감싸기용 사면은 국민을 향한 몰염치를 넘어 국민에 대한 우롱"이라며 MB정부를 넘어 박근혜 당선자의 오명이 될 수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사면에 대해 대놓고 운을 떼기에 나섰다"면서 "대선승리를 비리혐의 측근 면죄부로 여긴다면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특사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특사 단행 여부가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박 당선인에 부담을 줄 수 있는만큼 이를 신중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때문에 박 당선인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살피고 있는 상황.

그러나 박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대기업의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는데다,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에 사면이 이뤄진다면 이는 이 대통령 임기 중 일곱 번째 사면이 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사면하는 등 여섯 차례 특별사면을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