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이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 등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다.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대기업에 다니는 선택받은 직장인들에 비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들과 영세 소상공인들이라고 기가 죽을 필요는 없다. 오는 3월에는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연말정산 혜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등에만 적용되는 각종 소득공제 항목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챙긴다면, 많지는 않지만 꽤 쏠쏠한 '13월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 '살신성인' 월급 깎은 근로자, "최대 1000만원 소득공제" = 우선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회사를 위해 자신의 임금을 삭감한 '애사심' 넘치는 근로자들은 최대 1000만원에 달하는 소득공제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이 사업주와 근로자 대표간 합의에 따라 임금을 삭감하고 근로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 1인당 감소된 임금의 50%를 연간 1000만원까지 소득에서 공제해준다.
즉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가 어려운 회사 사정을 감안해 자신의 연봉을 자발적으로 삭감한 경우에는 지난 2010년 받았던 연봉 총액보다 줄어든 급여의 5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다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임금을 아무리 많이 삭감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는 못한다. 세법에서 정하는 각종 공제요건에 맞아야 소득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은 전년도에 비해 ▲매출액 10% 이상 감소 ▲생산량 10% 이상 감소 ▲월평균 재고량 50% 이상 증가 등의 요건 중 하나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또한 지난 2011년과 비교해 중소기업의 상시근로자 수가 줄어들지 않았어야 하며, 상시근로자 1인당 평균 연간 급여 총액이 감소한 경우에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중소기업 취업한 청년일꾼, "3년간 소득세 100% 감면" = 특히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 근로자라면 근로소득세를 전액 면제받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소득세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15세 이상 29세 이하 청년이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12월31일까지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에는 중소기업으로부터 받는 월급에 대해 취업일로부터 3년 동안 소득세가 100% 감면된다.
특히 군대에 다녀온 남성 근로자들은 병역근무기간에 따라 최대 6년까지 군복무 기간을 인정받아, 최대 35세의 늦깎이 신입사원들도 소득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취업일의 다음 달 말일까지 회사에 '중소기업 취업 청년 세액감면'을 신청해야 한다. 임원, 최대주주, 일용근로자,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미납자 등은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편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이 아닌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납세조합에 가입해 매달 받는 급여에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한 경우에는 원천징수세액의 10%를 추가로 공제 받을 수 있다.
□ 우리회사 주식 사면, "400만원 소득공제" = 근로자가 회사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우리사주조합에 돈을 냈다면 최대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우리사주조합원인 근로자가 회사 주식을 구입하기 위해 우리사주조합에 지급(출연)한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는 물론, 취득한 우리사주에 대해서도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또한 근로자가 회사 주식을 사기 위해 우리사주조합에 돈을 내고도 그 금액을 소득공제 받지 않았다면, 나중에 회사 주식을 되팔아 해당 금액을 인출하더라도 근로소득으로 과세되지 않는다.
□ 소기업·소상공인, "노란우산공제 소득공제 300만원" = 1년 이상 사업을 운영한 소기업·소상공인 개인사업자와 법인대표자는 최대 300만원까지 노란우산공제 납부액을 종합소득에서 공제 받을 수 있다.
노란우산공제란 소기업·소상공인 등이 폐업, 노령, 사망 등의 위험을 대비하고, 재기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청이 감독하는 공적 공제제도다. 매달 납부한 금액을 폐업 시 일시금 또는 분할금 형태의 목돈으로 돌려 받을 수 있다.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한 소기업·소상공인 등은 연간 납부한 금액의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소기업·소상공인은 광업, 제조업, 건설업, 운송업 등의 경우 상시근로자 50명 미만, 기타업종의 경우 상시근로자 10명 미만 사업자로 한정된다.
만약 폐업 등 정당한 이유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노란우산공제를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에는 환급금에 대해 기타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며, 가입일로부터 5년 이내에 해지하면 매년 소득공제 받았던 금액의 2%를 해지가산세로 내야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벤처기업 투자자, "투자금 10% 소득공제 받자" = 지난해 12월31일까지 벤처기업 등에 투자한 개인납세자는 투자금액의 10%를 종합소득에서 공제 받을 수 있다.
밴처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 한국벤처투자조합,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부품·소재 전문투자조합, 벤처기업창업투자신탁 수익증권 등에 출자·투자한 금액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벤처기업 등에 출자·투자한 개인은 종합소득금액의 40%를 한도로 출자·투자금액의 최대 10%까지 종합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지난해 출자·투자한 개인이 올해 연말정산을 통해 소득공제를 받지 못했더라도 2013년 또는 2014년 귀속 연말정산을 통해 향후 2년 안에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개인이 직접 또는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벤처기업에 출자·투자한 경우에는 투자금액의 최대 2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중소기업 공제 Q&A-
□ 중소기업 취업 청년 소득세 감면혜택은 최초로 취업한 경우에만 적용 받을 수 있나요?
☞ 생애 최초 취업일 필요는 없다. 근로계약 체결일 현재 연령이 만 15∼29세 이하인 근로자가 지난 2012년1월1일부터 올해 12월31일까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경우에는 모두 소득세를 3년 동안 100% 감면 받을 수 있다.
□ 청년 취업자의 군복무기간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 청년 취업자는 근로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만 15∼29세 이하인 근로자를 말한다. 군복무기간이 있는 남성 근로자는 근로계약 체결일 현재 나이에서 군복무기간(최대 6년)을 뺀 연령이 29세 이하라면 소득세 감면 대상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군복무기간이 2년인 청년은 만 31세까지, 5년인 청년은 만 34세까지. 6년인 청년은 만 35세까지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지난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이후 대기업으로 이직했는데 중소기업 취업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대기업으로 이직할 경우에는 중소기업에서 받은 급여만 소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중소기업에서 다른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경우에는 최초로 소득세 감면을 적용 받은 취업일로부터 3년 동안 계속 소득세 면제 혜택이 적용된다.
□ 2011년 12월31일에 중소기업에 취업했는데, 하루 차이로 소득세 감면혜택을 받지 못하나요?
☞ 중소기업 취업 청년 세액감면은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12월31일까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2011년 12월31일 이전부터 이미 중소기업에 취업해 근무중인 근로자는 소득세 감면을 전혀 받을 수 없다.
□ 일용직 근로자들도 중소기업 취업 청년 세액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 일용근로자에 해당하는 청년 취업자는 감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용근로자는 3개월 미만(건설공사의 경우 1년 미만) 동안 근로를 제공하면서 근로를 제공한 날 또는 시간에 따라 급여를 계산해 받는 사람을 말한다.
기획취재팀 : 김진영 정책팀장, 유엄식·장은석·이희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