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카드사, NH농협은행도 참여땐 10개로 늘어
BC카드, 우리은행 시장점유율 6.4% 잃을 수도
카드업계가 우리카드 출범을 계기로 한바탕 진흙탕 싸움을 벌이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분할과 우리카드신용카드업 영위에 대한 예비 인ㆍ허가를 의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신용카드업 부문을 따로 떼어내 우리카드(가칭)를 만드는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조치로 가뜩이나 먹을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카드업계 밥상에 우리카드가 젓가락을 하나 더 얹은 셈이다.
우리카드에 이어 NH농협은행도 카드부문 분사를 추진하고 있고 올해 안에 인가를 받게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전업카드사로 인정받은 곳은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BC카드, 하나SK카드, 롯데카드, 산은캐피탈 등 8군데다.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1월 기업구매카드에 대해서만 신용카드업을 허가받아 반쪽자리 카드전업사라 할 수 있다. 산은캐피탈도 언제든지 다른 카드사와 똑같은 업무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기에 우리카드에 이어 NH농협은행까지 합세한다면 카드업계에 10개의 회사가 뒤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문제는 금융회사 계열의 카드사들이 금융회사의 영향력에 걸맞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활동을 벌일수 밖에 없어 과당경쟁의 회오리 속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자료 : 금융감독원
■ 우리카드 5년내 업계 3위 목표…회원사 잃은 BC카드 치명타
우리카드는 오는 3월 출범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 5년 안으로 업계 3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예비 인허가를 받은 우리은행은 조만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카드업 분할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어 금융위로부터 본인가를 받으면 우리은행과 카드 간 분할 절차는 마무리된다.
우리카드는 가장 먼저 인력 보강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영업 분야 위주로 전문인력을 120명가량 뽑아 모두 1500명 규모로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우리카드가 영업분야의 인력을 새롭게 갖추려면 자연스레 카드업계에 스카우트 열풍이 일게 된다. 이어 NH농협은행과 반쪽짜리 전업카드사 산은캐피탈 마저 본격적으로 카드업에 뛰어들면 스카우트 후폭풍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카드가 5년내 업계 3위를 목표로 하면서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사별 신용카드 판매실적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현재 신한카드가 49조6853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KB국민카드가 36조5723억원으로 2위, 삼성카드가 35조758억원으로 되어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9월말 금감원에 약 1059만의 개인 및 법인회원과 253만여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우리은행의 신용카드사업부문은 지난해 9월말 현재 신용카드수가 750만개로 6.4%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판매실적은 삼성카드의 절반 수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가 삼성카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외형적으로 적어도 309만개 카드를 발급해야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금감원은 카드 1개를 발급하기 위해서는 판매원 수당 등을 고려해 평균 3만6천원이 소요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삼성카드에 버금가는 카드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카드발급 비용만 추가로 1112억원이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카드 수를 늘리려면 은행 창구를 이용하든지 아니면 판매원을 통해 발급을 늘려나가야 하며 그 과정에 기존 카드업체간 과당경쟁이 빚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카드가 설립되면 가장 타격을 받는 카드사는 BC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BC카드는 당장 회원사인 우리은행의 시장점유율 6.4%를 잃게 됐다. NH농협은행 또한 BC카드의 회원사다.
기존 거래처인 우리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이 우리카드로 독립하고 우리카드가 전업카드사로 활동하게 되면 BC카드와도 정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NH농협은행이 전업카드사로 나서게 되면 우리카드와 똑같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이래저래 우리카드 출범은 카드수수료 인하라는 불똥을 맞고 있는 카드업계에 또다른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