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보 중 15개 '부실'…수질 악화 우려
1차 때의 "공사비 낭비 외엔 문제 없다" 결과와 상반
감사원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타당성과 안전성에 대해 감사한 2차 감사 결과가 지난 2011년 진행된 1차 감사 결과와는 딴판으로 나왔다.
감사원은 17일 오후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4대강 사업이 설계부실로 16개 보 중 11개 보의 내구성이 부족하고, 수질악화가 우려되며, 향후 과다한 유지관리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차 감사 당시 "4대강 사업에서 5000억원 가량의 부실 예산이 있었고, 영주댐 공사에서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시킨 것 외에 전반적으로는 홍수 예방과 물부족 해소, 가뭄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감사원에 따르면 4대강에 설치된 보 16개 가운데 15개 보에서 보 바닥 보호공이 떠내려가거나 가라앉았고, 11개 보는 보수도 부실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문을 열었을 때 유속이 급격히 빨라져 보 하부에 충격이 가해지게 됨에도, 이러한 속도를 감안하지 않은 소규모 고정보를 설계하고 제대로 검증없이 시공해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구미보 등 12개 보는 수문을 여닫을 때의 충격이 설계에 반영되지 않았고, 칠곡보 등 3개 보는 상하류 수위 차를 반영하지 않아 수압을 견디지 못한 수문이 망가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 관리 분야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4대강 보 안의 수질이 체류 시간 증가로 조류 증식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럴 때는 COD, 조류농도 등의 수질관리지표로 관리해야 함에도, 일반 하천의 BOD를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어 수질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댐과 보의 수질 여건을 2006년도 기상조건이 그대로 재현된다는 현실성이 부족한 조건을 기준으로 예측해, 취수장애와 소수력발전 중단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수질예보 발령기준도 WHO의 가이드라인 보다 완화시켜서 적용하고, 상수원이 있는 7개 보 구간 18개 취수원에는 조류경보제를 제외해 음용수의 안전성 저하 문제도 우려됐다.
준설량 결정도 사업 효과나 경제성에 대한 검토 없이 일괄적으로 이뤄져 사업비를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국토해양부 및 환경부 장관에게 보 바닥세굴과 균열 등 시급하게 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즉시 시정토록 하고, 종합적인 수질개선방안과 준설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또 보의 안전성과 수질관리, 유지관리에 대한 주요 사항에 대해 전반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할 것과, 부당계약이나 준공검사 소홀 등 개인적 비리 행위 관련자 12명에 대해선 관용없이 엄정하게 징계할 것을 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