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경제부총리 기능 분담?…특별히 연구하지 않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2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위치한 인수위 공동브리핑룸에서 정부 하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으나, 기자들의 질문에 상당 부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인수위 측은 이날 오후 4시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의 하부조직개편안 발표에 이어 국정조정기획분과 유민봉 간사와 강석훈, 옥동석 위원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기자들은 비대해진 미래창조과학부와 부처별 위상 문제, 부총리와 국무총리의 기능 배분 문제 등 주요 관심사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위원들은 자료도 없이 각 부처의 실국을 넘나드는 상당히 구체적인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해 나갔으나, 몇몇 첨예한 사안에 대해선 "오늘 말씀 드릴 사안이 아니다", "특별히 연구하지 않았다" 는 등의 답을 내놨다.
특히 해당 부처 공무원들에게는 첨예한 사안인 세종시 이전이나 부처간 위상 등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다"는 답을 내놨다.
때문에 정부 개편 작업을 하면서 부처의 기능에만 집중하고, 실제 업무를 진행할 '사람'과 조직의 '융화' 등에 대해서는 깊이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유민봉 총괄간사는 경제부총리의 신설로 갈등이 예상되는 국무총리와의 기능 배분에 대해 "우리가 특별히 연구하지는 않았다"면서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에 통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총리제를 신설했다고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신설 부처와 기능 이관으로 부처간 위상이 변경된 문제에 대해서도 "부처간 서열의 부분은 행정안전부와 협의해서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임장관실이 폐지되면서 총리실로 옮겨가게 되는 인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답을 내놨다. 유 간사는 "국무총리실에서 인력을 적정하게 배치하고 기능을 부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정무 기능의 이첩과 인력 배치를 총리실에 일임했다.
외교통상부에 소속돼 있던 통상교섭본부의 기능이 산업통상자원부(현 지식경제부)로 이관되면서 해당 인원이 세종시로 옮기게 되느냐는 질문에 강석훈 위원은 "통상 관련 기능이 외교통상부에서 통상산업자원부로 옮겨간다는 기능만 말했다"면서 "위치는 오늘 말할 사항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해 의문을 남겼다.
디지털 컨텐츠의 규제 파트가 여러 부처에 나뉜 것에 대해 유 간사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문화관광체육부에 남고, 어느 부분이 미래창조과학부로 갈지는 부처간 실무자 협의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부처의 개편에 대해서도 "금융은 이번에 다루지 않았지만 학계나 금융계에서 많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향후 금융부분의 조직 구조도 개편이 필요하다면 로드맵에 포함할 예정이다"라고 밝혀 앞으로 금융부처의 개편이 이뤄질 것인지의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이렇듯 인수위가 비록 정책이나 부처 개편의 큰 그림과 향후 5년간의 국정 로드맵을 작성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세 번에 걸친 부처 개편안 브리핑에도 불구하고 여러 의문이 남는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한편 여야는 당초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1월 내에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쌍용차 국정조사 문제로 인한 의견차이로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해 24일 임시국회가 열리기 어려워 정부조직개편안이 언제 국회에서 처리 될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