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정부조직개편안 발표…미래창조과학부 '복수차관제' 도입
이동흡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난항'
22일 이명박 대통령은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일명 '택시법'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택시법의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대신 정부는 택시법 거부권 후속 대책으로 실질적인 택시 지원대책이 담긴 택시운송사업발전을 위한 지원법을 제정키로 했다.
정치권은 거부권행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재의결을 추진키로 한다는 방침이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입장에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무조건적인 재의결 방침을 천명했지만, 새누리당은 정부의 대체입법과 여론의 동향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택시업계는 택시지원법을 신뢰할 수 없다며 강력반발, 30일부터 권역별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2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앞서 발표한 청와대 조직개편안에 이어 제 2차 정부조직 세부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차기 정부 핵심부처로 신설될 예정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통신(ICT)과 과학기술 분야를 융합해 '복수차관제'를 두어 부총리급으로 기획재정부와 더불어 정부 부처 양대 축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전날에 이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상대로 청문회를 열어 헌법재판관 재직시절 특정업무경비 횡령 의혹을 포함한 도덕성 및 자질, 업무능력에 대한 정밀검증을 벌였다.
국회는 이날로 청문회 일정을 마친 뒤 23일 청문보고서 채택에 이어 24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여야의 최종 합의 불발로 24일 본회의는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다. 따라서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시기는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늘 정가의 주요이슈를 정리했다.
◇ 이명박 대통령, 택시법 거부권 행사…정부·정치권·택시업계 '맞대결'
이명박 대통령, 택시법 거부권 행사 =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해 지원하는 내용의 일명 '택시법'의 국회 재의 요구안에 서명했다.
이는 국회가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 송부한 법률안을 공포하지 않고, 다시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 대통령의 임기 중 첫번째 법률안 거부권 행사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택시법의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정부, 택시지원법 제정 추진 = 정부는 '택시법'의 대체 법률로 '택시운송사업 발전을 위한 지원법안'(이하 택시지원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 법안은 오로지 택시만을 위한 특별법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재정지원 ▲총량제 실시 ▲구조조정 ▲운송비용 전가 금지와 장시간 근로 방지 ▲택시 서비스 개선 ▲조세감면 ▲복지기금 조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부는 택시지원법은 택시업계와 택시종사자에게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인 만큼 택시법보다 나은 대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택시업계, 권역별 부분 파업 결의 = 택시업계는 택시법 거부권 행사에 강력반발하면서 30일부터 권역별로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총파업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국회에서 재의결이 되지 않으면 2월 2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대표자단체는 이날 오후 역삼동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서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고 "택시법의 관철을 위해 택시업계 종사자의 힘을 총동원하겠다"며 이같이 결의했다.
정치권, 택시법 재의결 방침 = 정치권은 이에 대해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재의결한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민주통합당 사이에는 미묘한 입장차이가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택시법 거부에 대해 "국회 의사를 무시하는 행동"이라면서도 "정부가 대체입법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으니 내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기에 대해 택시업계나 민주통합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이라며 "그것을 들어보고서 최종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 사안은 이명박 대통령도 5년 전에 공약했던 사안이고, 박 당선인도 후보자 시절 여러 번 구두로 공약했다"며 "국회 재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정된 택시법은 택시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개선을 위해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된 후에도 국회의원 222명이 이 법안에 찬성해 사실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래창조과학부 '복수차관제' 도입…ICT+과학기술 '총괄'
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개편 대상인 정부 부처들의 주요 업무를 분장하는 세부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차기 정부 핵심부처로 신설될 예정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통신(ICT)과 과학기술 분야를 융합해 '복수차관제'를 두기로 했다. 현재 지경부 산하의 우정사업본부 파트도 미래창조과학부에 흡수될 예정이다.
또 식약처로 승격된 식약청은 보건복지부의 식품·의약품 안전기능과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축수산물 식품안전기능을 흡수, 먹거리 안전 컨트롤 타워조직으로 확대 개편된다.
식약처는 현재 보건복지부의 식품·의약품 안전정책과 농림부의 농림수산물 안전 분야 검역 기능까지 흡수할 계획이다.
통상기능 분리로 조직축소가 예상되는 외교부는 FTA 등 다자, 양자분야 통상기능은 존속해 업무의 전문성을 일부 이어가게 됐다.
지식경제부에서 개편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견기업 특화산업 등 기존업무를 중소기업청으로 넘겨주고, 기획재정부의 자유무역협정 국내대책본부 기능을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5년 만에 부활하는 해양수산부는 기존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 일부를 흡수할 예정이다.
정부조직 세부개편안과 관련해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당선인의 오랜 국정경험과 국회활동을 통해 그동안 느낀 문제의식과 국정철학을 반영한 것"이라며 "조직개편을 통해 부처기능이 통합돼 효율적 정부가 될 것을 기대한다. 국민여러분의 이해를 구하고 또한 국회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이동흡, '말바꾸기' 해명…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난항'
22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헌재 관례'를 앞세우는 해명과 '말 바꾸기'로 일관하는 이 후보자의 태도에 여당 의원들까지 질타를 쏟아냈다.
이날 이 후보자는 정치후원금 기부 내역과 관련해 정치후원금 기부내역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이 후보자는 "기억이 안 났다"며 "지로가 계속 와서 보낸 것이다. 속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정치적 논란이 되고 국가공무원법 위반임에도 전화도 안 받고 지로가 와서 냈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믿겠나"라고 비판했다.
또한, 서 의원은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시절 출판기념회를 연 과 관련, "어제는 책 출판 기념회를 헌재소장의 '관례'라고 하면서 이강국 헌재소장도 했다고 했는데 이 소장은 후배들이 만들어서 해준 것"이라며 "그 전엔 이 후보자밖에 없다. 그런 관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구내식당 출판기념회가 '관례'라면 그 전에 어느 재판관이 했는지 실명을 거론해서 설명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김용준 위원장과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이강국 전 헌재소장을 거론했지만, 최근 10년 간 헌재에서 출판기념회를 한 전례는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시간적 선후가 다르다"며 "김종대 재판관이 먼저 했다고 했지만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청문보고서 채택을 추진키로 했다. 만약 새누리당의 반대로 부적격 청문보고서 채택이 여의치 않으면 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하기로 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