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3개월만에 올해와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1%p씩 하향 조정했다.
최근 유로존의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안 합의와 미국 정치권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로 세계경제가 떠안고 있던 리스크가 상당히 감소했지만, 여전히 위험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IMF는 24일 세계경제전망 수정치(WEO Update : World Economic Outlook Update)를 발표하고, 올해와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을 각각 3.5%와 4.1%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전망치에 비해 3개월만에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모두 0.1%p씩 하향 조정했다.
IMF는 이번 발표를 통해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었던 유로존 붕괴, 미국 재정절벽 등과 관련된 위험은 상당히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가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과도한 대규모 재정 감축 등이 발생할 위험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선진국의 경우 올해는 1.4%, 내년에는 2.2% 가량의 저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금융시장 여건 개선,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소비증가 등이 예상돼 올해는 2.0%, 내년에는 3.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미국 정부가 채무한도를 즉각 상향조정해야 하며, 신뢰할 수 있는 중기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재정위기가 다소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예상했던 플러스 성장(0.2%)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0.2%로 수정했다.
개별국 및 EU 차원의 재정위기 정책대응 강화로 극단적인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감소했지만, 호전된 금융여건이 민간대출 조건 개선으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등 궁극적인 위기 해결책 마련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유로존 국가 중에서 가장 탄탄한 재정을 자랑하는 독일의 경제 성장률도 올해는 0.6%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당초 예상보다 0.3%p나 깎았다.
프랑스의 경우도 0.4% 성장에 그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는 각각 -0.7%와 -1.3%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IMF는 유로존이 방화벽을 활용하고, 유럽 은행연합 및 재정통합 추진 등을 통해 유럽 주변국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로존 국가들의 경우 오는 2014년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회복해 1.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경제는 현재 경기침체에 빠진 모습이지만 자동차 보조금 중단, 중국과의 영토분쟁에 따른 무역감소 등 일시적 요인이 해결되면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통화정책과 엔화 약세에 따른 대외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까운 시일 내에 일본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일본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과 변동 없이 1.2%로 유지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포함한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함께 소비세 인상 등 중기 재정건전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는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이 각각 8.2%와 8.5% 등으로 8%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시장지향적 구조개혁과 소비 주도적 성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IMF는 이번 세계경제전망 수정치 발표를 통해 한국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제 전망은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4개 아시아 신흥공업국(NIE, Newly Industrialized Asian Economies)의 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6%에서 3.2%p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