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직역의 도전으로부터 ㅇㅇㅇ의 고유영역을 수호하겠습니다." "유사직역을 폐지해 ㅇㅇㅇ의 르네상스시대를 열겠습니다." "관세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는 제도를 관철하겠습니다."
ㅇㅇㅇ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세무사제도개선에 관심이 있는 세무사들은 금방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변호사'입니다.
지난 21일 대한변호사회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을 펼친 끝에 첫 직선제 회장 당선자를 확정지었습니다.
이번 대한변호사회장 선거는 그동안 간선제였던 것이 올해 처음으로 직선제로 바뀌었고, 1차투표에서 당선자를 결정짓지 못하고, 이날 결선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한 위철환 경기중앙지변회장이 제47대 대한변호사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취임식은 25일 있었습니다.
이번 대한변호사회장선거에서 세무사들이 관심 있게 보아야 할 대목은 당선자가 누구인지보다 당선자를 비롯한 유력 후보자들의 공약에서 언급한 '유사직역'에 대한 대목이 아닐까 합니다.
세무사, 관세사, 변리사 등은 변호사 자격자와 유사직역 자격사라는 점에서 새로운 변호사회장의 탄생과 함께 새 회장의 생각과 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대한변호사회장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 대부분은 유사직역자격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쳐 주목을 끌었습니다. 세무사, 관세사, 변리사 등의 경우 얼토당토 않는 황당한 소리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엄연한 현실입니다.
"유사직역을 폐지해 변호사의 르네상스시대를 열겠다." 대한변호사회장 선거 1차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의 사자후였습니다.
다음은 유사직역 부분과 관련한 또 다른 유력후보의 공약이었습니다. 이 후보는 1차투표에서 3위를 했지만 대단한 경력을 가진 후보였습니다.
"변호사 1만4000명 시대에 유사 직역은 더 이상 존재 의의가 없습니다. 대한변협은 법조인이 소수였던 시대에 양산된 유사직역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고, 나아가 변호사가 본래 직역을 회복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유사직역에 대한 소송대리권 부여 저지, 변리사 자격 요건중 변리사 등록요건 철폐, 변호사에 대한 관세사 자격 자동부여 관철, 변협 차원의 특허·조세·관세 등 전문교육 실시를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왜곡된 직역형성으로 인해 변호사들은 유사직역에 접할 기회를 차단 당해 업무에 대한 실무지식을 얻을 기회가 없었다"면서 "대한변협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표를 호소한 것입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당선된 위철환 회장의 공약에서도 유사직역자격자에 대한 대처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특허 침해사건 소송대리, 소액사건 소송대리 허용을 위한 입법활동을 저지해 변호사의 고유영역인 소송대리권을 수호하겠다"면서 "타 직역의 도전으로부터 변호사의 고유영역을 수호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변호사 회장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유사직역자격에 대한 생각은 엇비슷했습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회원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일 것입니다. 그들로부터 표를 호소하기 위해 하는 공약이었으니 말입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한 세무사는 "새해 세무사업계에 날아든 몇 가지 낭보로 기분이 좋았지만 이번 변호사단체의 선거전 소식을 전해듣고 아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이처럼 외부에서는 자신들의 업역수호와 확대를 위해 처절하게 고민하는데, 세무사업계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것들로 논쟁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