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정 세무사회장 '3선(選)본색(本色)'

1일 이사회, '중임제한 규정' 유권해석 위한 총회소집 의결

그동안 업계의 물밑 이야기로만 떠돌던 정구정 세무사회장의 '3선(選)출마'가 현실화하고 있다. 자신의 3번째 출마여부가 달린 회칙 유권해석을 위한 임시총회소집을 내달 5일로 공식화했다.

정구정 세무사회장은 1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임원선거 규정을 담은 회칙 23조 6항 "회장은 1차에 한하여 중임 할 수 있다"는 조항의 '중임'에 대한 유권해석을 회원들에게 묻기로 하는 임시총회를 오는 3월 5일 서울 코엑스 D홀 서울·중부지방회 합동교육장에서 열기로 했다.

임시총회 소집은 경교수 세무사 외 32명이 회칙 23조 6항의 '1차에 한하여 중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연속하여 회장직을 맡는 것을 1차에 한하도록 제한하는 것(갑설)'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거듭하지 않고 간격을 두고라도 두 번만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을설)'고 해석할 것인지를 회원들 전체를 모아놓고 표결을 부쳐보자며 공식적으로 요청해 온데 따른 것.

내달 5일 임시총회에서의 유권해석을 통해 정구정 회장이 3선에 출마할 경우 1987년 4월 임영득 전 회장이 상임이사회를 열어 '갑설'로 '유권해석'해 출마를 강행, 당선된 선례와 유사하다. 또 1995년 나오연 전 회장도 법원에 입후보등록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판결을 받아냄으로써 3번째 출마를 했었다. 정구정 회장이 이번에 출마를 하게되면 이들에 이어 3선에 도전하는 3번째 회장이 된다.

그러나 이번 '유권해석'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은 전임 두 회장들이 상임이사회나 가처분으로 처리했던 것과는 달리 형식상으로는 재직이사들이 임시총회를 소집했고, 또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것으로 회칙개정과 같은 효과를 노리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종의 '신임투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세무사회는 회칙 23조 6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묻는 임시총회 소집통지서를 5일자로 전회원들에게 우편으로 통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번 임시총회에서는 본회의 임원선거를 지방세무사회별 순회투표로 변경하는 회칙개정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사회의 한 관계자는 "정구정 회장이 임원선거와 관련 재직이사들의 임시총회 소집요구에 응해 중임제한 규정을 개선하겠다는 것 자체가 3선도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에 대해 일부 지방세무사회장들이 이날 상임이사회를 '보이콧'하는 등 반대 목소리도 적지않아 당분간 세무사 업계는 3선논란으로 소용돌이 치면서 선거정국으로 급속히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상임이사회와 이사회에 잇달아 불참한 한 지방회장은 "정구정 회장이 많은 일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유권해석을 통해 재출마 하려는 것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가령 정 회장이 출마를 한다면 또 새로운 선례를 남기는 것으로 세무사회의 발전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한 상임이사는 "정구정 회장은 세무사법 및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으로 큰 일을 하셨지만 3선출마는 회칙위반이고, 50년 세무사회 역사에 오점을 찍는 것이기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나오고자 한다면 회칙을 개정해서 출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구정 회장은 "재직이사 33명이 연대서명을 통해 저의 재출마 길을 터주기 위해 임시총회 소집 요구서를 보내왔다. 임시총회에서 회원들이 찬성을 해주면 그때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자세한 입장은 임시총회 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무사회는 이날 이사회와 관련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이날 이사회는 지난해말 세무사법 개정에 따른 지방회 설치운영규정 개정을 위한 이사회였다"며 "3선과 관련한 회칙개선 부분은 이사회 의결사항이 아니라 재직이사 2/3 이상이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면 회장은 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무사회 관계자는 "지난달 27일경 경교수 외 32명의 재직이사들이 3선과 관련한 유권해석과 지방회 순회투표 등을 담은 임시총회 소집요구서를 보내와 회장으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이날 이사회에서 임시총회 날짜와 장소를 의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재직이사들의 임시총회 소집을 회장이 거부할 경우 감사가 소집하도록 회칙에 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