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회사들이 변액보험의 실효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미치게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변액보험 운영수수료를 과다 책정해 바가지 씌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A보험사의 주식형펀드 변액보험은 적립금에 대해 운용보수 0.7%, 투자일임보수 0.28%, 수탁보수와 사무관리보수 각각 0.01%를 매년 부과하고 있다.
적립금에 해마다 1%의 보수를 떼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반펀드의 운용보수가 연 0.25~0.68%선인데 비해 턱없이 높은 수수료이다.
이와 관련 감사원이 지난해 9월 특별감사를 통해 생명보험사들이 변액보험 운용보수를 자산운용사보다 높게 물려 6892억원의 차익을 챙겼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생보사들의 이러한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가 시정되지 않고 여전히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의 계약기간이 길게는 수십년으로 장기인 점을 감안한다면 수수료 체계도 달라야 한다”고 전제하고 “단기간 운영하는 일반펀드보다 변액보험의 운용수수료가 낮아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변액보험의 운용수수료가 일반펀드보다 높은 것은 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보사는 펀드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 등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변액보험의 운영을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조건으로 집합투자업 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변액보험 관련 업무를 모두 외부에 맡기고 있다.
그런 만큼 보험사는 보험계약자로 부터 자산운용사에 지급하는 투자일임보수, 신탁업자에게 지급하는 수탁보수, 일반사무관리회사에 지급하는 사무관리보수만 받는 것이 합당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같은 보수를 훨씬 초과하는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보험회사가 변액보험의 자산운용에 특별한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운용보수를 추가로 받는 것은 계약자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감사원 감사에도 불구하고 감독당국의 실질적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변액보험의 수수료 체계를 쉽게 알 수 없는 점을 이용해 보험회사들 사이에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비슷한 수준의 높은 수수료를 책정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변액보험은 사업비를 최대 14%까지 높게 부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높은 사업비로 인해 연간 실효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변액보험 신규가입자가 급감하는 사태가 빚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