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에 그친 가운데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원개발 등 광업 분야 투자금액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며 전체 투자규모는 급감했지만,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제조업·금융보험업·부동산임대업 등 다른 업종의 경우 대체적으로 투자액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재정부가 26일 발표한 '2012년도 해외직접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신고기준) 금액은 390억1000만달러로 지난 2011년 455억3000만달러보다 14.3%나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지난 2009년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307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6% 감소한 이후 계속됐던 해외투자 증가세가 4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들의 석유·가스 등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대형 투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광업 분야 해외투자금액은 98억9000만달러로 전년 204억5000만달러에 비해 51.7%나 급감했다.
지난 2011년의 경우 에너지 공기업들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등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대규모 투자가 줄을 이었지만, 자원개발 투자수요 감소로 미국(58.2%↓)과 캐나다(52.1%↓)에 대한 투자가 대폭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광업 분야를 제외하면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도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는 상당히 증가했다.
제조업, 금융·보험업, 부동산임대업 등 지난해 광업 분야를 제외한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291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1%나 급증했다.
우선 제조업 분야 해외투자가 105억달러로 전년 대비 4.2% 가량 증가하며, 최근 5년내 처음으로 광업분야 투자금액을 앞질렀다.
제조업 해외투자 규모는 중국에 48억8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9억$), 미국(8.9억$), 브라질(6.6억$)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가스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며 네덜란드와 홍콩에 대한 제조업 투자금액도 각각 11억8000억달러(8370.4%↑)와 3억8000만달러(4585.2%↑)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52억7000만달러(17.4%↓)까지 감소했던 금융·보험업 투자금액도 지난해 68억달러로 증가하며 29.2%나 늘었다.
부동산임대업 투자금액은 지난 2011년 11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53.7%나 급감했지만, 지난해 25억6000만달러로 다시 늘어나며 2010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대기업의 해외투자는 2919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4.8%나 급감한 반면, 중소기업 해외투자 규모는 52억3000만달러로 0.5% 하락하는데 그쳤다.
국가별 투자금액은 지난해 대규모 광업투자 감소의 여파로 미국·캐나다 등 북미지역에 대한 투자가 78억1000만달러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재정위기가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유로존 국가에 대한 투자금액은 57억5000만불로 전년 대비 19.8% 가량 투자액이 증가했다.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해외투자 금액은 지난 2011년 140억3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44억6000만달러로 다소 늘었다.
우리 기업들의 지난해 해외투자 상위 5개국은 미국 69억달러, 중국 64억8000만달러, 호주 44억1000만달러, 네덜란드 28억5000만달러, 홍콩 20억6000만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전체적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올해는 연기금의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투자금액이 다소 증가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위기의 지속, 미국의 재정불안 등으로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연기금의 해외투자 증가와 미국·중국 등의 완만한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2013년 해외투자는 다소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