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레스토랑' 울고 '당구·패스트푸드' 웃고
'숙박·음식점' 두자리수 증가…'스포츠·여가' 성장 둔화
미용·건강 등 '나를 위한 투자' 확산…유아 교육도 매출 증가
장기간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바뀌며 자영업자들이 업종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불황기 소비패턴이 확산되며 꼭 사지 않아도 되는 내구소비재와 레저 관련 지출이 감소하는 반면 건강·미용 등 자신을 위한 소비는 늘고 있는 것.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소장 양원근)가 매 분기별 서비스 자영업의 경기동향을 분석해 발표하는 KB SOHO 지수에 따르면 2012년 말 지수는 234.6으로 전년대비 4.6% 증가에 그치며, 2006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인 10.9%에 크게 못 미쳤다.
이와 관련 연구소는 2010년 이후 저성장 국면이 2년 연속 이어지면서 자영업 경기의 위축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 지수가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개인 서비스'와 '보건·의료'업이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도·소매'와 '스포츠·여가'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교육'은 전년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경기부진과 고유가의 영향으로 자동차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주유소와 충전소, 차량 정비·부품·인테리어, 세차장 등 관련 서비스업의 매출도 동반 부진했다.
가전·가구 등 고가 내구재 소비가 크게 하락(-5.2%)하여 경기 불황기의 전형적인 소비 패턴을 보여주었고,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업종도 증가율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골프장과 골프 연습장의 매출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볼링장(31%)과 당구장(39%)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야의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컸던 소매업에서는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매출증가가 뚜렷해 소비자들이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개별 매장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선호하는 구매행태가 더욱 고착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음식점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외식문화가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 비탄력적인 소비형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커피전문점과 휴게소음식점, 패스트푸드점 등이 증가세를 보였고, 일식, 양식, 부페, 패밀리레스토랑은 증가세가 둔화되어 업종 내에서 경기에 따른 차별화 현상은 일부 반영되고 있다.
경기 불황기에 꼭 사지 않아도 되는 의류, 신발 등의 매출이 감소(전년대비 -6.0%p) 하고 액세서리나 귀금속도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화장품, 의료 및 미용기기와 같은 미용 관련 소비는 20%나 증가했고, 자전거(17.8%) 등 레저용품도 성장세를 보여 미용과 건강 등 '나를 위한 투자'는 점차 늘려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령 인구의 증가와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29%)과 동물병원(18%) 등 펫(Pet) 비즈니스 관련 소비가 크게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는 교육 관련 소비는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보육 및 교육비 지원정책으로 유아전문 교육기관과 놀이시설에 대한 매출이 60% 이상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정부정책의 시행은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져 산후조리원(21%)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는 등 정부정책 시행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KB 경영연구소 김홍태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는 합리적인 소비패턴이 확산되고 건강과 미용을 위한 소비가 증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이러한 소비행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