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을 요청하는 정부에 사과를 요구했던 야당 의원들의 항의로 파행됐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결국 열리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24일 오전 국회 예결위에서 정홍원 총리를 향해 "경제성장률을 잘못잡아 '빚더미 추경'을 하면서 어떻게 사과 한마디 없느냐"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로 인해 장시간 예결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자 여야 간사는 결국 예결위를 정회하고 10분 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예결위는 이날 오전 결국 열리지 못했다.
이에 야당 예결위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정부는 가짜민생추경을 자초한데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추경은 일자리·민생 추경이 아니라 부족한 세입을 메우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라며 "취득세 감면에 따른 지방세수 지원과 국채이자상환을 제외하면 실제 민생을 위해 쓸 수 있는 세출 규모는 3조9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입결손은 정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며 "지난해 예산심사 과정에서 민주당은 4% 성장전망의 비현실성과 기업은행, 산업은행 지분 매각 등 실현 불가능한 세외수입으로 편성된 정부 예산안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을 촉구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를 그냥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
야당 예결위원들은 "정부는 이번 추경을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 추경'으로 포장해 국민들을 현혹시킨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정부는 대규모 국채발행으로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대책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