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 고려시 국민연금 부족분 국고로 보전 힘 들어
사회보장 큰 구멍…보험료율 인상·수급개시연령 상향 필요
인구 고령화 등의 여파로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이로 인한 최대 피해는 고스란히 20~30대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24일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회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현 국민연금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장기적 재정불균형으로 인해 20~30대 미래세대의 급격한 부담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고령화와 국민연금'이라는 발제를 통해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이 65세가 되는 206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40.1%로 전 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고령화가 된 사회로 접어 든다"며 "하지만 국민연금 수급자수는 2012년 346만명에서 2050년까지 1594만명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인구고령화와 국민연금 수급자수 증가는 결국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구멍을 내 미래세대의 복지정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입은 오는 2040년까지 최고 62조1000억원까지 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41년 이후 기금잠식에 빠져 2053년에는 기금이 소진돼 이후 기금운용수입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현행 국민연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기금이 완전히 소진되는 시점에서 총수입은 총지출의 36.9%에 불과하게 되고, 이에 대규모의 국가보조나 보험료율의 급격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하게 된다.
박종규 선임연구원은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기금수입은 오직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만 남게 되는데 연금지급을 위한 부족분은 정부가 국고에서 보전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며 "그러나 현행법에서는 국고에서 일반재원으로 국민연금 부족분을 충당해 주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2011년 말 현재의 재정관련 제도 구조에 아무런 변동이 없을 경우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는 2053년에는 관리대상수지 적자규모가 무려 GDP의 11.6%, 국가채무는 GDP의 161%에 달하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의 재정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의 분석.
국민연금에 대한 지원부담을 추가적으로 지지 않더라도 국가재정이 이미 심각한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에 대한 대폭적 지원을 기대한다는 것이 아이러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20~30대의 갑작스러운 부담을 막기 위해 당장 보험료율을 대폭 올린다고 해도 그 부담의 대부분이 젊은 세대에 돌아가는 '불편한 진실'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박 선임연구원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사회보장책 중 하나가 국민연금인데 현재 22살 이하 젊은이들이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시기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에도 우선책이 있어야 하는데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등 청년층에 대한 복지대책은 결국 젊은 세대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과연 국가에 지성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가 국민연금 재정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대안은 보험료율과 급여수준에 대한 조정과 함께 수급개시 연령도 조속히 조정해야 한다는 것.
그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보험료율을 12.9% 인상하고 수급개시연령도 2025년까지 67세로 조정할 경우 2070년까지 적립배율을 4배 수준까지 유지시킬 뿐만 아니라 수익비 감소를 전 세대에 고르게 분포시키는 효과가 있다.
박 선임연구원은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보험요율 한계선 이상으로 보험료율을 올릴 경우 해당세대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급여지출 부담을 낮추는 한편 세대간 형평성 제고를 위해 평균수명 증가에 맞춰 수급개시연령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