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008년 2차례 협상 끝에 중단된 한·러시아 FTA 협상을 재개하는 등 새로운 북방정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8월 러시아의 WTO 가입에 발맞춰 러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러 경제공동위원회 등 다양한 협력채널을 활용해 FTA 재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또한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극동·시베리아 개발에 대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해 우리 기업들의 에너지·자원·건설·물류 분야 사업 참여를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21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31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한·러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주요과제'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정부는 현재 러시아 정부가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기초로 지난해 WTO 가입을 계기로 유라시아 지역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발돋움할 계획에 발맞춰, 급성장하는 러시아 시장을 선점하는데 북방정책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가 극동·시베리아 지역을 개발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新동방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은 물론 정치·외교 관계를 강화하는 '新북방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정부는 극동·시베리아 개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자원 분야의 경우 러시아의 자원민족주의 등 특수성을 고려, 투자환경의 개선 정도를 검토해 신중한 접급을 통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건설·물류 분야에서는 극동·시베리아 개발계획이 도로 및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 집중된 만큼, 우리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한 시장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프라 개발 이외에도 LNG 플랜트나 유전시추 플랫폼 등 플랜트 수출도 유망한 분야로 예상,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늘릴 계획이다.
러시아 정부의 선진의료시스템 마련을 위한 의료현대화 사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분야에도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모한다. 한국의 강점 분야인 의료·IT 연계를 통해 디지털검진센터 등 시스템 구축을 통한 시장진출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지난 2008년 중단된 한·러시아 FTA 협상을 5년 만에 재개할 방침이다.
지난 2008년 한·러 양국 정부는 FT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그룹을 구성, 2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러시아 측의 일방적인 중단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러시아 정부는 양국간 교역구조가 한국은 공산품, 러시아는 원자재 등에 집중된 만큼, 러시아 측이 불리하다고 평가하고 FTA 논의 재개에 다소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뉴질랜드, 베트남 등과 FTA를 추진할 전망이며, 러시아 산업계에서도 기존과 달리 한·러 FTA를 지지하는 입장이 나타나는 등 2008년과 비교해 FTA 체결에 대한 분위기가 급변했다.
우리 정부는 한·러 FTA 논의가 조기에 재개될 수 있도록 한·러 경제공동위,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등 다양한 협력채널을 활용해 FTA 개재 여부를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FTA 협상 재개를 한·러간 주요 통상과제로 설정해 사전연구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러시아가 우리에게 주는 새로운 기회를 잘 살려 나가기 위해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정치·외교 관계 강화를 포함한 새로운 북방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오는 7월로 예정된 경제과학기술 공동위와 뒤이어 개최될 양국 정상회담을 차질 없이 준비해 양국 관계의 질적인 도약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