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무 불이행자 230만명, 형평성 문제 논란
약 15년 전 외환 위기 당시 신용불량자(현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순화)로 전락한 뒤 빚의 굴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정부의 대(大)사면을 받는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가계 부채를 줄이기 위해 서민층의 채무 탕감(국민행복기금)을 실시하는 등 경제적 약자의 재기를 추진중이다.
청와대와 금융위원회는 21일 빚 감면뿐 아니라 연체 기록을 삭제하는 '신용 대사면'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국민행복기금이 50만원~1억원의 연체된 빚에 대해 감면을 허용하는 가운데,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수혜를 입을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3시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도규상 금융위 대변인은 "사면 대상 신용불량자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며 오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면 조치에 따라 최대 10만명의 연체 기록이 삭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었으나 정부의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금융회사마다 신용 등급 체계가 다른 만큼 개인별로 차이는 클 수 있다.
금융권 연체 기록은 전국은행연합회에 7년 동안 등록된 뒤 폐기되지만 실제로 일부 금융회사들은 과거 금융거래 정보를 신용 등급에 반영하기 때문에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경제활동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채무자 형평의 문제도 있다. 현재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30만명을 넘지만 사면을 받는 경우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치기 때문.
정부는 타인의 연대보증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나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자, 경제적 자활의 노력을 감안해 대상을 선별할 계획이지만 형평성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의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도덕적 해이가 논란이 됐다. 사면 역시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