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금융연 선임연구원, 소기업 금융소외 우려
"혁신형 기업 1.4% 불과…금융생태계 재구축해야"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99%를 배제한 채 1%의 벤처기업을 집중지원하는 중소기업 금융지원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창조형 기업 지원을 강조한 박근혜 정부에서 자칫 99%의 영세 소기업을 금융지원에서 소외시킬 수 있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인 셈.
29일 한국금융연구원은 명동 은행회관에서 '창조경제와 중소기업금융'(손상호·김동환 공동연구)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금융 분야에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김동환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한 소기업"이라며 "법상으로 중소기업에 묶여 있지만 50인 미만의 소기업이 99% 가까이 되며 혁신형으로 꼽을 만한 기업은 중소기업 전체의 1.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 금융생태계의 재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즉, 소기업의 경우 간접금융 중심의 지원이 필요하고, 창업 중소기업도 생계형과 기술형으로 나눠 전자는 지역서민금융 차원에서 금융접근성을 향상시키고 후자는 직접금융과 정책금융의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 규모별 거래금융기관도 소기업과 중기업으로 이원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해다.
중기업의 경우 은행 등 상업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중요하고, 직원수 50인 미만의 소기업은 지방은행 등 지역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10인 미만의 소상공인의 경우 기술혁신형 창업기업은 정책금융 지원을, 소상공인은 상호금융기관 등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을 통한 지원이 적합하다는 것.
또 정책금융의 지원방식도 창업초기 리스크가 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분참여 등 직접투자를 지원하고, 서민·생계형 중소기업의 경우 상업금융기관을 통해 금융의 접근성을 높이는 쪽으로 지원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동환 선임연구위원은 "99%를 무시한 중소기업 금융지원은 맞지 않다"며 "향후 중소기업 금융은 상업금융이 1차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정책금융이 보완하는 방식으로 금융인프라 구축의 병행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가 99% 소상공인을 무시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창조는 기술형 창조기업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일자리도 중요한 창조 중 하나다"며 "(기술형 창조기업 지원만 강조될 경우)서민과 영세 상공인이 소외되는 '그레이존'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기업 지원은 서민금융과 지역금융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며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 같은 역할은 각 도에 지방은행이 하나씩 생겨 서민금융기관으로 증심축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도 "중소기업 312만개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놓고 약자이고 피해자로 보는 것은 무리이며 이를 세분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겉모습만 어린이인 피터팬처럼 중소기업을 졸업해야 할 기업들이 중소기업 카테고리에 여전히 남아서 다른 기업에게 돌아가야 할 금융을 독차지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이병윤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기자에게 "지방에 한 개씩 지방은행이 생겨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연구원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견해로 참고해 주었으면 한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