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사고차량이 갓길과 주행차선에 걸쳐서 멈춘 상태에서 뒤이어 오는 자동차가 추돌하여 피해를 입었다면 피해자도 40%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설령 2차사고의 가해차량이 충분히 감속운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1차 사고차량이 2차 사고를 유발한 상황이라면 그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A씨는 눈길에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을 운전하다 눈길에 미끄러지며 우측 옹벽에 부딪친 후 회전하여 8시 방향으로 갓길과 2차선에 걸쳐 정지했다.
A씨가 운전석에서 내려 사고차를 확인하려는 순간 뒤이어오던 운전자 B씨 역시 눈길에 미끄러지며 우측 옹벽에 부딪친 후 A씨를 치어 사망케 했다.
A씨의 처와 자녀들은 B씨가 가입한 자동차보험회사를 상대로 공군대위인 A씨의 가동연한 및 일실수입 등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A씨가 사고 후 안전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하차할 수밖에 없었고 시야의 제한이 없는 도로에서 사고가 났으며 B씨가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충분히 감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A씨에게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보험사는 A씨가 사고 후 고장표지판 등을 설치하지 않은 잘못이 있으므로 해당 사고가 A씨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법원은 A씨의 차량이 갓길에 걸쳐 있었다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한 상태 그대로 있었다면 고장 또는 사고차량의 갓길 정차방법을 준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법원은 이어 A씨 차량은 뒤이어 오는 차량에 의한 사고위험성을 현저히 증가시키는 것이고 감속하지 않은 것도 A씨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사정이므로 위의 사정이 있다고 하여 A씨의 잘못이 없다고까지는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A씨의 사고 후 표지판을 설치할 만한 시간이 경과하기 전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B씨의 사고 시 옹벽 충격 후 그 반동으로 B씨의 차량이 튀어나와 A씨를 사망케 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A시가 고장표지판 등을 설치하였다 하더라도 사고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고 참작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A씨도 고속도로를 운전함에 있어서 노면상황을 잘 살피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잘못이 있고 이 잘못이 이번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보고 A씨에게도 40%의 책임을 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