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日 엔화 대출…"원화로 갈아타라"-조세일보모바일

엔화 사진

일본 정부가 시중의 유동성을 늘리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쓰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도 늘고 있다.

엔화의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수출 대금을 받아야 하는 중소기업의 손실이 커질 뿐 아니라 일본에서 기계나 원자재를 구매하고 결제해야 하는 기업들도 환 위험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엔화 대출 동향을 점검하고, 기업들이 원화 대출로 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성래 금감원 외환감독국장은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엔화 대출을 할 때 환율 변동의 위험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가능하면 원화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 대출은 통상 5~10년의 장기 계약인 만큼 중간에 갈아타기가 쉽지 않고 중도 상환 수수료가 부과된다.

엔화 대출은 현재 모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취급되고 있다. 엔화 대출 차주의 비중은 중소기업이 92.8%, 이 중 개인 사업자가 42.8%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까지 기업들뿐 아니라 성형외과 의사들이 일본의 의료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이자가 낮은 엔화 대출을 받았는데,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늘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가 엔화 대출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건 2010년.

환헤지(거래 시점의 환율로 고정)가 안되는 엔화 대출의 경우 환율 변동이 커지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자 금감원은 2010년부터 해외 사용을 위한 외화 대출만 허용했다.

그 결과 엔화 대출은 지난해 9월 1조1700억엔(16조8000억원)을 기록, 2008년 이후 계속해서 줄어들며 21.6% 급감했다.

한편 엔 가격 하락으로 원화 대비 엔 환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기준 100엔은 1107.96원으로 지난해 최고점(1514.6원)과 비교해 406.64원(26.8%) 떨어졌다.

늪에 빠진 日 엔화 대출…"원화로 갈아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