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대기업이 누리는 비과세·감면 혜택을 축소하자는 주장에 모순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유찬 홍익대 교수는 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주최한 조세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2012년 기준 임시투자세액공제와 R&D투자세액 공제를 통한 조세감면액을 합산하면 4조6000억원 규모가 된다"며 "이는 전체 조세감면액에 15.5%에 해당될 뿐더러 대기업 수혜비중은 약 82%에 이른다"고 밝혔다.
실제 R&D비용세액공제를 통한 조세감면은 규모는 2012년 기준 2조5000억원 정도이며 이는 전체 조세감면액의 8.4%에 해당된다.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은 집단은 대기업으로 2011년 기준 대기업 집중도는 약 60% 정도로 나타났다.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현재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로 전환)의 대기업 집중도는 R&D비용세액공제보다 더욱 심각했다. 대기업 집중도는 2011년 기준 89.3%, 규모는 2조3833억원으로 전체 조세감면액의 7.1%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김 교수는 "대기업 집중도가 높아 대기업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생기고 있다"며 "자연스레 R&D세액공제제도와 고용창출세액공제도를 축소해야 한다는 쪽으로 얘기가 흘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두 세액공제제도는 R&D투자나 고용창출 및 설비투자를 수행하는 기업들에게 차별적으로 혜택을 주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는 투자를 하지 않았어도 수익이 발생한 모든 기업에게 세후수익의 증가를 가져다줬다"며 "증세를 하지 말고 비과세·감면을 축소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차라리 법인세율을 샹항조정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밝혔다.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한 복지재원의 재원의 조달 가능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재원조달 가능성은 현재와 같은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한 재원조달이 증세보다 정치적 실현가능성이나 경제적 효율면에서 봤을 때도 더 낫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사실상 증세 필요성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