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말', 무슨 이야기 오고 갔을까? = 19일 제28대 세무사회장 선거가 열린 부산 투표장에서 정구정(좌) 후보가 이창규(우) 후보에게 귓말을 전하고 있다.
정구정, "다시 기회를 달라"
유재선, "통합할 사람은 바로 나"
2차전에 돌입한 제28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가 19일 부산지방세무사회에서 진행됐다. '흥행실패' 평가를 받은 서울과 달리 이날 부산은 후보자들의 열기와 유권자 관심으로 후끈 달아오른 모습.
전날 펼쳐진 서울에서의 첫 선거전은 '리허설'에 불과했다는 듯, 몸 풀린(?) 세 명의 회장 후보(이창규, 정구정, 유재선 -기호순)도 각자의 전략으로 치열한 '득표전'을 벌였다.
특히, 소견문 발표에서 세 후보의 전략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었다.
기호 2번 정구정 후보는 이날 소견문을 통해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산세무사회원님들께 인사드린다"고 포문을 연 뒤, "소견발표에 앞서 2년 전 부산지방세무사회 리모델링에 대해 약속한 것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재임기간 동안 충분히 공약을 이행했으니 다시 기회를 달라는 것. 정 후보는 정책과 공약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발표자 이창규 후보(기호 1번)는 "정구정 후보의 3선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맞섰다. 이 후보는 후보등록 전부터 정 후보의 3선 감행에 강력한 반기를 드는 선거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상황.
이 후보는 주요공약을 밝히며 정책 발표에도 힘쓰는 모습이었지만 정 후보에 대한 견제에 더욱 신경을 소모했다.
기호 3번 유재선 후보는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번지고 있는 두 후보(정구정, 이창규)의 싸움에 '통합'이라는 카드를 내세웠다.
유 후보는 "일 잘하는 후보, 정의로운 후보도 좋지만 언제까지 이런 다툼을 계속 할 것이냐"고 물은 뒤, "분열로 쪼개진 한국세무사회 역사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유재선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설 중간 중간 "우리는 하나"를 외치고 회원들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분위기를 달구는데 주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 '장외설전' 선관위-후보자 대립, '고발' 위협 난무 = 한편, 이날 선거가 시작되기 1시간 전인 오후 12시. 소견문 발표에 대한 순서추첨 자리에서 강학용 선관위원장은 전날 있었던 서울 선거에 대한 선거법 위반사항을 발표, 논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 선관위에서 삭제한 내용에 대해 소견문 발표하는 것을 앞으로 차단하겠다고 한 것.
강 위원장은 "위 사항을 어길 시, 소견발표 도중 선관위에서 두 번 종을 울려 경고를 주고, 경고를 줬는데도 어길 시에는 마이크를 1분간 끄겠다"고 후보자들에게 엄포를 놓았다.
이어 "선관위법에 보면 처벌로 경고 또는 후보자격박탈, 또는 사후에 당선 무효까지 할 수 있다. 이런 불상사가 없도록 자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부 후보가 선관위에게 "말도 못하게 하는 선거가 어디 있냐. 이것은 독재다. 선관위의 잘못을 고발하겠다"며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
이에 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에 대한 모독이다. 발언을 취소하라"고 맞서는 등 고성이 오고가는 볼썽 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