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국회예산정책처 "1~6월 국세 누적수입 97.2조"
경기침체 영향으로 올해 세수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월 세수실적이 누적될수록 계획대비 진도율은 떨어지고 세수 부족액은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4년 재정운용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수입 실적은 총 97조2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07조3000억원)보다 무려 10조1000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상반기 세수진도율은 46.2%에 그쳤다. 최근 3개년 평균 상반기 세수진도비가 52.5%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수부족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더구나 법인세, 부가세, 종합소득세 등 주요 세목 신고·납부기간이 상반기에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세수부족 상황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정치권에서 우려하는 사상 초유의 세수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선 세수부족 현상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최대 20조원의 세수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추가세입경정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세목별 실적을 살펴보면, 최근 경기침체 상황을 반영하듯 법인세 부진현상이 가장 심각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법인세수 실적은 2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조6000억원)보다 4조2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최근 법인세수 부진은 기업 경기부진, 금리인하에 따른 은행부문 수익성 하락, 부동산 주식시장의 침체에 따른 수익 감소 등으로 과세베이스가 하락한데다 세율인하 효과 등 제도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부가가치세 실적은 총 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조3000억원 줄었지만, 조기 환급액 2조6000억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약 3000억원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소득세는 23조원 걷혀 작년보다 2000억원 늘었다.
이밖에 관세(4조6000억원), 교통세(6조4000억원) 등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000억원씩 줄었으며, 증권거래세, 농특세 등 기타 국세수입 규모는 상반기 총 16조2000억원으로 작년(18조6000억원)보다 2조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최근 세수감소 원인을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 동반하락에 따른 효과로 파악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거품이 붕괴되면서 자산관련 세수비율이 종전보다 15%가량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은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책에도 불구 시장 회복세는 미약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관련 세수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FTA(자유무역협정) 확대에 따른 관세 하락도 최근 세수부족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실효관세율은 1980년대 7~8%대에서 지난해 1.7%로 하락했다"며 "수입감소와 FTA효과에 따른 관세율인하로 관세수입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보고서는 최근 세수부진이 경기부진 외에도 세율인하, 자산시장 침체, 세수탄성치 하락, 실효관세율 하락 등 구조적 요인도 동반된 점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년도 세입예산 편성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이 같은 우려와 달리 정부 내부적으로는 하반기에는 세수부진 현상이 상반기보다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하반기부터 점차 경기가 회복돼 연간 5조원 이내로 세수부족분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세금을 걷어들이는 세정당국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체 국세 중 내국세 수입은 하반기에 어는 정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20조 세수부족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