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지분 50% 반드시 넘어야 한다" … 1심 판결 뒤집어 주목
가업 승계시 증여세 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지분 5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해야 하는 요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는 1심에서 10년이상 계속 경영하는 요건이 가업승계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며 지분확보가 핵심이 아니라는 판결이 내려진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1부(재판장 최규홍 부장판사)는 최근 아버지로부터 회사주식 전부를 증여받은 A씨가 용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A씨는 약 15년간 회사를 운영해 오던 아버지로부터 지난 2009년 주식 전부를 증여받고 2010년 세무당국에 가업 승계를 목적으로 한 증여에 해당한다며 세법상 특례 규정에 따라 5억 원을 공제하고, 10%의 세율을 적용해 증여세를 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조사결과 증여 받을 당시 A씨의 아버지는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을 계속 보유한 기간이 5년에 불과해 증여세 특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일반적인 주식의 증여에 해당하는 높은 증여세를 부과했다.
A씨는 아버지가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대표이사로 10년 이상 계속해 회사를 경영했으므로 가업의 승계를 목적으로 한 증여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법에 규정된 가업의 정의는 "10년 이상 계속 경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지분을 소유할 것을 별도의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해석해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하고 A씨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1심 법원은 "특례법상 '가업'의 범위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50% 이상을 10년 이상 보유하는 경우로 한정하는 규정이 아니라 해당 법령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충 및 확대하는 규정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가업은 총 주식 50% 이상을 계속하여 보유하는 경우에 한정한다'는 시행령 규정은 창설적 규정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주식 증여가 있었던 2009년의 사건에 2010년 개정된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등법원은 "가업의 경우 경영승계와 소유승계가 수반되는데 소유승계가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특히 "가업상속 법인의 경우 법인이 승계될 정도에 해당하는 지분 소유 한도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규정을 예시적으로 볼 경우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50%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가업에 해당할 수 있어 지분 상한선을 정한 규정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예시적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고법은 판결문(2013누6130)에서 "이 규정이 예시규정에 불과하다면 대표이사가 소유한 법인의 지분이 1% 내외에 불과해 가업승계와 관련이 없는 경우에도 증여세 과세가액 5억 원을 공제하는 결과가 되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세청은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특례규정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이 요건에 해당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고, 국세청이 발간한 개정세법 해설에서도 그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며 "이 같은 해석이 과세특례규정을 적용받고자 한 사람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입힌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