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근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이 3일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자료 확보 및 세금탈루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400GB 원시자료 확보…한국인 267명 신원 확인
세금탈루혐의자 39명 선정, 대대적 세무조사
정보는 곧 '힘'이다. 국세청이 지난 6월 초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케이만제도 등 대표적 조세피난처에 소재 페이퍼컴퍼니와 관련한 대량의 정보(원시자료)를 확보, 이를 활용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세청은 원시자료를 분석,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405명의 명단을 추출해 이들에 대한 신원확인 및 탈세여부를 검증했으며 이 가운데 267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들 중 조세탈루혐의가 확인된 29명 및 개별정보분석을 통한 탈루혐의자 10명을 조사대상자로 선정했다.
김연근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3일 이와 관련해 "39명의 조사대상자 중 11명에 대해서는 조사를 완료해 714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아울러 18명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10명에 대해서는 오늘(3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김 관리관은 "이와 별도로 올해 상반기 조세피난처 등을 이용한 역외탈세혐의자 127명을 세무조사해 6016억원을 추징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22.8%(2012년 상반기 조사실적 105명, 4897억원 추징)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국세청에 따르면 역외탈세는 사전에 치밀한 계획 하에 해외와 연계되어 이루어지기 때문에 통상적인 세원관리 시스템만으로는 이를 잡아내는 데 명확한 한계가 존재, 국제공조와 해외정보수집활동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이에 국세청은 지난 2009년 역외탈세 추적 전담센터를 출범시키고 국제탈세정보교환센터(JITSIC) 가입, 한미 동시범칙조사 약적(SCIP)체결,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 도입 등 지속적으로 역외탈세 차단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특히 지난 5월 미국과 영국, 호주 3국과 조세피난처 정보 공유합의 등 국제공조와 해외 세정요원 파견 등 자체 정보수집활동을 강화한 결과 지난 6월 초 이번 세무조사의 기반이 된 400GB 분량의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관련 원시자료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국세청이 파악한 405명의 한국인 추정명단 중 신원이 확인된 267명은 구체적으로 기업인 및 그 가족 96명, 기업 임직원 50명, 금융인 42명, 해외이주자 28명, 부동산업자 17명, 교육업 종사자 4명, 전문직 3명 등이었고 무직자도 25명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58명, 금융업 42명, 도매업 32명, 서비스업 25명, 해운업 20명, 부동산업 17명, 물류업 7명, 건설업 6명 등이었다.
국세청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추가적인 신원확인 및 탈세여부 검증을 통해 탈세와 연관된 혐의가 드러난 경우 조사대상자로 선정해 단계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관리관은 이에 대해 "불법적 역외탈세 혐의가 드러나면 세무조사 등을 통해 엄정 처리할 것이다. 다만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행위와는 엄격히 구분해 기업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관리관은 "앞으로도 외국 과세당국과 국제공조를 활발히 진행하고 적극적인 정보활동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등 역외탈세 차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