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연줄 작용"에 與 "청문회장 아냐" 반발
서울고법 등 산하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감사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황찬현 서울 중앙지법원장을 놓고 여야간 공방을 벌였다. 황 법원장에 대한 예비청문회 성격으로 국감이 흘러가면서 여야 간 신경전을 벌인 것.
이날 야당 법사위 위원들은 황 법원장의 감사원장 후보 임명에 대해 "삼권분립이 아닌 삼권 융합",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홍경식 민정수석'의 압력 의혹 등을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월권'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소속인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법원이 계속 고위 관직으로 가는 데 대해 사법부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사법부와 행정부가 이런 식으로 인사교류를 하는 게 삼권분립 정신에 적합하냐.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권융합 같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황 법원장을 향해 '감사원장직 수락이 사법부 독립과 관련이 없느냐'고 물었다고 하자 황 법원장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제 처신이 사법부 독립에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면 행동이나 처신에 유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해철 의원은 "황 법원장이 감사원장으로 가면 4개월 이상 서울중앙지법원장 자리가 공석"이라며 "(후보자 수락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후보자 수락이 적절한지는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며 "감사원장으로서 적격성을 여기서 따지면 법사위가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고 황 법원장은 답변할 의무도 권리도 없다"고 황 법원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이에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 인사가 적절한지 따지는 것은 법사위의 고유 권한"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민주당은 황 법원장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홍경식 민정수석 사이의 '연줄'을 지적하며 김 비서실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임을 강조했다.
세 사람은 모두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또한 황 법원장과 김 실장은 오래 전부터 관계가 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신경민 의원은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를 찾아보니 마산밖에 없다"며 추궁했다.
그러자, 황 법원장은 "김 실장과 사적으로 교류가 전혀 없고 홍 수석과는 몇 년에 한 번 모임에서 만나 인사하는 사이"라고 말했지만, 박지원 의원이 '김 실장에게 감사원장 내정을 통보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