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0년 세무조사 비자금·탈세 혐의 포착
2011년 국세청 직원 '진정서 제출'…"국장 지시로 과세 못해"
서울지방국세청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동양그룹의 7000억원의 비자금을 확인하고도 '외압'에 의해 이를 덮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31일 입수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동양 세무조사 '조사진행' 문건에 따르면 지난 2009~2010년 세무조사 당시 동양그룹 계열사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비자금 7000억원과 탈세혐의를 포착했다.
문건에 따르면 동양그룹 6개 계열사의 혐의점은 해외자외사를 이용해 2334억원의 은닉자금 조성과 업무와 무관한 가지급금 및 인정이자 486억원, ARS임차료 부당행위계산부인 313억원, 미국계 펀드인 PK2 이자비용 과다유출 236억원이라고 되어 있다.
해외투자와 해외투자회사 현황 및 손실규모 3900억원 파악, 주식스왑거래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사용 25억원 확인, PK2가 참여한 팬지아펀드 차입이자 과대계쌍 혐의 등으로 2210억원, 현 회장 허위 기부금영수증에 의한 부당공제 혐의 등 60억원이라는 내용도 혐의점으로 문건에 적시돼 있다.
서울국세청은 동양그룹이 필리핀과 대만의 시멘트 회사와 금광개발기업에 3900억원을 투자해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을 확인, 전형적인 역외탈세라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관계법인인 회사들을 합병하면서 부채 1900억원을 떠안았고 이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자금 차입 과정에서 이자비용을 과다지급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과 더불어 현 회장이 사찰에 62억원을 기부한 뒤 60억원을 부당공제 받는 등 개인 비자금을 조성한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서울국세청은 동양그룹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으며 이와 관련해 지난 2011년 3월 국세청의 한 직원이 검찰과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국세청 고위관계자가 동양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부당행위를 적발하고도 추징하지 않았다"며 "조사반장으로부터 당초 조사1국에서 동양캐피탈 세무조사시 이 건을 적출했지만 국장의 지시로 과세하지 못했다는 말과 혹시 과세되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라는 말을 분명히 들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서울국세청은 "해당 기관의 당사자가 소명해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답했지만 당시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최근 CJ그룹 뇌물수수 의혹으로 사임한 A씨였다.
박 의원은 "합당한 조치를 취했다는 국세청의 해명은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세청이 국민들에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지금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1조5000억원대의 CP(회사채) 사기로 여기에 투자한 5만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