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 횡령과 배임을 저질러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국내법.
2008년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 2009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많게는 1조원대 분식회계 및 세금 탈루를 하고도 징역 3년형이 내려졌고 그마저 2~4개월 뒤 사면을 받았다.
해외의 경우만 보더라도 미국 엔론과 월드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스킬링, 버나드 에버스는 15억달러(약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를 했다가 각각 징역 24년, 25년을 선고받은 것에 비하면 가히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에 그친 것.
이에 국내에서도 경제사범의 처벌 강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
민주당 오제세, 원혜영 의원과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에 이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2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 현행 가중처벌 하한 금액인 5억원을 1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도록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감경에 따른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도록 징역 하한을 7년으로 높인 것이 특징.
박민식 의원은 "재벌 총수들이 큰 죄를 지어도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1년도 안돼 사면을 받거나 오너로서의 지위 유지로 이른바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같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역시 사익 편취를 위한 횡령 및 배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
자본시장연구원 조사 결과, 2006~2010년 상장회사 186곳에서는 총 3조4000억원의 횡령과 배임 사건이 발생했다. 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의 경우 146곳에서 총 2조4000억원이 발생했다.
박 의원은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을 받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합의다. 이에 기업 규모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며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부득이한 사업 자금 미상환 등 죄질의 정도가 약할 수 있고 경제적·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