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법인 회계투명성 확보해야"…해법 찾기 '분주'

병원, 종교단체 등 비영리법인의 회계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전문가들이 해법 찾기에 나섰다.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한국회계학회는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영리법인의 외부감사와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강성원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비영리법인의 회계투명성 개선은 공익법인에 대한 불신을 제거하고 사회적 신뢰를 쌓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투명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영리법인의 정확한 회계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박성환 한밭대학교 교수도 "비영리법인의 회계 투명성 제고노력은 영리법인에 비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사회투명성 확보를 통한 국격 제고를 위해 비영리법인의 투명회계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며 힘을 보탰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공익법인 수는 총 2만9132개. 그중에서 약 16%격인 4760곳 만이 정보공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영리법인들의 투명성 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성환 교수는 "부정과 비리로 국고예산과 후원금의 낭비사례가 빈번하게 여론에 등장하고 있다"면서 "기부후원자와 정부보조금에 의한 정부사업 대행자, 세재상의 혜택을 받는 공익법인들은 지금보다 더 정보공개의 투명성이 강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교수가 제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계업계 종사자들과 사회복지법인 관계자들을 투명성 확보를 위해 △발생주의 복식부기 방식의 회계처리 기준 제정 △내부통제 및 회계관리 전문인력 확보 △불성실 기부금 운영적발 단체에 대한 공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노희천 숭실대학교 교수는 "대부분의 비영리법인들이 수기로 회계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현금주의와 발생주의 회계가 가진 각각의 장단점이나 특징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쓰는 것이 문제"라며 회계양식을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정훈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자원 과장은 "정부가 공익법인들의 후원금 등에 대한 사용내역을 알 길이 없다"면서 "복지부에서도 비영리법인들의 부조리에 대한 마땅한 처벌조항들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입법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 법안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신용인 공인회계사회 상근연구부회장은 "사회복지법인의 경우 사회복지사업법이 우선 적용된다. 여기서 정하는 기준은 단식부기"라며 "복식부기는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60% 이상의 사회복지법인들이 단식부기를 적용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복식부기란 일관된 원리와 원칙에 의해 자산과 부채의 변동 뿐 아니라 자본의 변동과 비용, 수익의 발생원인에 관한 과목도 기록하는 회계방법을 의미한다.

신용인 부회장은 "소규모 공익법인의 경우 전면적인 복식부기 도입이 사실상 어렵다. 때문에 일정규모 이상의 법인들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비영리법인의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한 관계부처간의 협조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