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사이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프로세서 등 일부 분야의 불가피한 협력은 지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불편한 동거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만의 IT전문 디지타임즈는 소식통을 인용 삼성전자가 애플의 차차기 A9 프로세서 생산도 일정부분 담당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2015년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인 애플의 A9 프로세서는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1m)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전체 물량의 30%를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40% 물량은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도는 올해 7월 삼성전자가 A9칩을 14nm 공정에서 생산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에 이은 추가보도로 생산량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 9월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차기 A8칩 공급을 확정했다는 보도와 함께 TSMC 또한 애플과 A시리즈 칩 생산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도 있어 시장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보도들을 종합해 보면 TSMC는 차기 A8칩은 파일럿 생산에 그치고 A9 제품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결론이 나오지만 이 또한 어디까지나 소문에 불과하다.
애플이 자사의 프로세서를 TSMC나 인텔 등 다른 업체로 돌릴 것이라는 소문과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최신 A7과 A8칩은 독점 납품하고 있으며 A9 또한 삼성전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와 소송을 벌이면서 의존을 줄이려 하지만 기술력, 생산능력 및 원가측면에서의 강한 경쟁력 때문에 다른 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수탁생산이 거론되는 TSMC 입장에서도 기술력을 갖췄더라도 애플만 바라보고 무작정 생산능력을 늘렸다가 주문을 정상적으로 받지 못할 경우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이미 확보하고 있는 고정 거래선들과의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다. 지난 8월 애플이 TSMC에 A7칩을 발주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TSMC 최대 고객 중의 하나인 퀄컴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물량의 일부를 다른 업체에 넘기려 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업계소식통은 “퀄컴의 이탈이 알테라와 엔비디아 등 다른 주요 고객들의 이탈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면서 “최대 고객인 퀄컴이 이탈할 경우 TSMC의 미래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애플이 삼성전자와 완전히 거래관계 단절을 원한다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과점시장인 파운드리 업계의 속성상 애플이 원하는 상대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