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 정부 수정안 '통과' 전망
반대 부딪힌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난항'
이르면 내년부터 고금(古金)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가 전면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금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특례 폐지안(정부안)을 통과시키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중고금제품 수집업자가 비사업자(민간인)로부터 고금을 매입해 공급하는 경우, 취득가액의 3/103을 매입세액공제 했다. 일몰기한은 올해 연말까지였다.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현금거래가 대부분인 업계의 거래 투명화를 유도, '지하경제'로 일컬어지는 금 시장의 양성화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 제도가 금 거래 양성화에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고 폐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었다.
실제 금 거래 규모는 연 5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반면 고금 의제매입세액공제로 인한 세금감면 규모가 2009년 164억원, 2010년 236억원, 2011년 292억원, 2012년 246억원 등 제도 이용률이 전체 금 거래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금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지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2015년까지 금지금사업자가 금거래소에서 거래한 금액의 일정부분(소득세·법인세) 감면해주는 금 현물시장 활성화안(정부안)는 원안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안(정부안·시행령)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이 정부의 수정안을 통과시키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란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구입하는 농수산물 구입액 중 일정비율을 매입세액으로 인정해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주는 제도. 현재는 한도 없이 허용되고 있다.
정부는 농수산물 대부분이 면세품으로 자영업자들이 사실상 납부하고 있는 부가세가 없음에도 부가세를 환급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 매출액의 30%를 한도로 설정하는 내용으로 제도를 수정, 지난 8월 세법개정안에 포함해 발표했었다.
하지만 음식업 종사자들은 거세게 반발하면서 정부는 개인사업자(일반과세자) 중 연 매출 4억원이 초과하는 경우에는 매출액의 40%, 연 매출 4억원 이하는 매출액의 50%, 간이과세자는 한도가 없는 것으로 절충안을 내놨다.
법인사업자에 대해선 원안대로 매출액의 30%라는 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업계에서도 정부의 수정안을 수용하기로 전해지면서 그동안 이를 반대해왔던 국회(조세소위)에서도 정부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안은 시행령 개정사항이기 때문에 조세소위에 상정이 되지 않았지만 정부안을 사실상 폐기하는 법안(민주당 장병완 의원안)이 추가상정되면서 이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어 왔었다.
반면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의지는 꺾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6/106에서 3/103로 낮추고 중고자동차에 대해선 9/109에서 5/105로 축소하는 개정안을 발표해 현재 조세소위에서 논의 중에 있다.
고물상 등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고물상에게 세금을 털어간다며 정부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폐지를 줍는 노인 주머니를 털겠다는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조세소위의 여야 의원들도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에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로 원안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소위는 쟁점 법안들을 이번주에 논의하기로 한 만큼,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 법안은 수일 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