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법‧관광진흥법‧남양유업방지법 등 지방선거 앞두고 '힘겨루기' 치열
여야는 지난 1일 새벽 올해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입법 등을 통과시키면서 가까스로 '준예산 사태'를 피했지만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격돌할 전망이다.
이는 진통 끝에 처리된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하면서 여야의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특히 오는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여야의 '힘겨루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된 법안에는 정부여당이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강조해왔던 관광진흥법과 서비스 산업 발전법, 시간 선택제 근로자 보호법 등이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해 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강조했던 관광진흥법은 야당이 "특정 기업 특혜 법안", "문화재 경관, 면학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주목 대상이다. 더욱이 해당 상임위인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여야 동수 상황이어서 여당 단독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공약후퇴 논란을 낳았던 기초연금법제정안 역시 연말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해 2월 국회에서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올 7월부터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과 연계해 최대 20만원까지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2월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소득하위 70% 노인 모두에게 2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여야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과 관련한 추진 법안들이 야당의 반대에 번번이 부딪치자 새누리당 내에서는 주요 중점법안 선정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 與 법안 통과율 35% "야당의 표적법안 안 되도록" = 새누리당은 정기국회와 연말 임시국회에 앞서 중점처리 법안 126개 중에서 총 44개 법안을 이번에 통과시켰다. 이는 35%의 통과율로 집권 첫해 여당으로서는 성공적인 성적표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도 이번 정기국회 성적에 대한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저희가 중점법안을 선정하면 야당에서는 표적법안이 된다"며 "야당의 표적법안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뭔지 스스로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2월 임시국회 법안 처리에서 격돌이 심해질 것"이라며 "그때부터 지방선거전이라고 봐야한다. 각 상임위마다 쟁점법안들이 있기 때문에 논쟁이 이어질 것이다.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정부정책 관련 법안 통과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 민주 "남양유업방지법 2월 통과 주력…관광진흥법 밀어붙이면 곤혹스러워질 것" = 한편, 민주당 역시 자신들이 주장했던 경제민주화, 민생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해 2월 임시국회 통과를 벼르고 있다.
지난해 5월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갑을 관계 개선'을 위한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인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이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남양유업 방지법의 경우 법의 완성도가 덜 갖춰진 면이 있지만 꼭 필요한 법안"이라며 "당연히 이번에 못했으니 2월에 통과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광진흥법과 관련해서는 "학교근처에 유해시설 없는 호텔을 지으니 별 문제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국민정서상 용납 안 될 것이다. 새누리당이 밀어붙이면 곤혹스러워질 것"이라고 거듭 반대했다.
당 관계자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쟁점법안과 국정원 개혁안 등 후속 법안에 대한 논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민주당은 '진짜 민생 입법'과 민주주의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