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선불복 정쟁 2막" VS 야 "특검, 끝까지 노력할 것"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법원의 무죄 선고를 놓고 여야 '충돌'이 격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10일 민주당이 지난 7일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하자 "해임건의 전문 정당", "야권연대 노림수", "초법적 신이 내린 정당"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 촉구 방안 등 김 전 총장 무죄판결에 대한 당 입장을 논의한다. 특히, 특검 압박 수단으로 2월 국회 '보이콧'도 시사하고 있어 여야 대립은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 새누리 "특검 요구는 정치공세…지방선거에서 국민 심판 받을 것"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김 전 청장의 무죄선고를 비판,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압박, 야권연대를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며 "야권은 검찰의 기소 당시 칭송했던 일을 돌이켜 보며 검찰에 대해 무슨 이유로 태도를 바꿨는지 특히, 법원의 엄중한 판단에 대해 무슨 근거로 비난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짓밟으며 특검 운운하고 또 다시 대선 불복 정쟁의 2막을 올리려고 하고 있다"며 "재판이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특검 주장하는 것은 정말 이치에 맞지 않다. 재판이 잘못됐으면 특판(특별재판)을 해야지 왜 특검을 하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2월 국회가 시작된 지 일 주일 만에 다시 민주당의 전매특허인 강경투쟁과 국회일정 '보이콧'을 시사하며 대국민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은 지난 1년 내내 온 나라를 대선불복 정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고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제1야당이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갈 길 바쁜 민생의 발목을 잡는다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황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민주당은 지난 국회에서 민주당이 법무부 장관, 국정원장, 보훈처장 해임건의안을 무더기로 낸 바 있고, 또 이번에는 법무부, 교육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부총리 해임 건의안도 제출하려 한다는데 이 정도면 민주당은 '해임건의 전문 정당'이라고 불려도 손색없다"고 비난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특검 요구가 수용 안 되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엄포 놓고 있는데, 정상적 정당에서 차마 생각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협박"이라며 "자신 만의 잣대로 정의를 재단하고 초법적 생떼기 요구를 하는 민주당은 신이 내린 정당인가"라고 힐난했다.
□ 민주 "다수 국민, 김용판 '무죄' 납득 못해…뒤에 권력의 손 있어" = 한편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거듭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 도입 수용을 촉구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강원·영남지역 '세배투어'를 언급하며 "대다수 국민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무죄를 결코 납득할 수 없다고 하고 또 특검으로 대선 관련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특검을 통해서 진실을 국민에게 소상히 펼쳐 보이고 과실이 있으면 그 과실에 대해서 책임자를 엄벌하고, 과실이 없다면 떳떳하게 그 진실을 국민에게 펼쳐 보이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은 특검을 통한 대선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것이란 의지를 밝힌다"고 거듭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정의가 모욕당한 판결"이라며 "검찰의 수사 방해를 받지 않고 외압에 굴복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국민의 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죄 프로젝트' 뒤에는 분명하게 권력의 손이 있다고 믿는다"며 "특검을 통해 뒤틀린 현실과 잘못된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정부의 검찰수사 방해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진실 호도로 특검을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자신이 있다면 왜 특검을 사생결단으로 막았는가"라며 "특검을 반대하는 한 새누리당의 어떤 주장도 국민의 외면과 심판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