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권의 기한이익상실 시기를 1개월에서 2개월로 연장한다.
기한이익상실이란 차주가 대출을 연체했을 때 은행이 만기 전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제도로 가계 부채 팽창과 하우스 푸어(house poor) 문제가 계속되면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은행 여신 약관을 개정, 오는 4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은행과장은 "그동안 은행 여신 약관은 차주에 불리한 구조였다"며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채무자의 연체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행 차주가 이자나 원금을 연체한 경우 1개월이 경과하면, 분할상환의 경우 2회 연체하면 기한이익상실이 적용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약정일로부터 2개월이 경과하거나 분할상환은 3회 연체해야 기한이익상실이 적용된다.
예컨대 4월 1일 이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가 4월 1일 이후에 연체를 할 경우 새 약관을 적용 받는다. 단, 현재 1개월 이상 이자를 연체한 차주는 이미 기한이익상실에 해당해 새 약관을 적용 받을 수 없다.
만일 1억원을 대출 받은 김씨가 2달 연속 연체했다면 약 49만원의 연체이자가 경감된다. 이자율 6%, 3년 만기 일시 상환 방식을 가정했을 경우이다.
기한이익상실 전 사전 통지 기간도 연장된다. 현행 은행들은 기한이익상실 3일(평일) 전 사전 통지를 하지만 앞으로는 기한이익상실 7일 전 차주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차주의 책임으로 인해 신용이 악화되거나 담보 가치가 감소한 경우가 아니면 추가로 담보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화재나 건물 손상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같은 상황에서 은행이 담보 요구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권대영 과장은 "은행권의 신용 정보 관리는 종전의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되니 연체로 인해 신용 등급이 하락하는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