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신임 총재(왼쪽)가 현오석 경제부총리로부터 초상화 선물을 받고 있다.
5년만에 한은 전격 방문…정책공조 강조
닮은 꼴 회동, 통화정책 영향줄 지 주목
2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소공동 한은 별관으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전격 방문해 정부와 중앙은행 간 정책조화 등에 대해 논의를 했다.
이날 현오석 부총리의 한은 방문은 윤증현 전 장관이 이성태 전 총재를 방문한 이후 5년만에 이뤄진 것이며, 현 부총리가 브라질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자 마자 전격적으로 방문한 것이어서 다소 파격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구나 현 부총리는 기재부 관계자들도 모르게 전날 취임한 이 총재를 위해 초상화 선물을 준비하는 등 꼼꼼한 준비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동은 상견례를 겸해 이뤄졌으며, 30분간의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은은 회동 직후 이날 회동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정부와 중앙은행 간 정책조화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현 부총리와 이 총재는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재정 등 정부의 경제정책과 통화정책 간 조화를 이룸으로써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해 6월 현오석 부총리와 김중수 전 총재간에 이뤄진 서울 명동의 한 곰탕집에서 이뤄진 이른바 '곰탕회동'과 많이 닮아 있다.
당시 정부와 한은은 금리와 경기부양문제를 놓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회동을 통해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곰탕 회동은 기재부의 전격적인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만남의 장소로 정해진 하동관이라는 식당도 기재부에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동에서 현 부총리와 김 전 총재는 경기고, 서울대 3년 선후배 사이로 나란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김 전 총재의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자리를 4년 차이로 현 부총리가 넘겨받는 등 각별한 인연이 화제가 됐다.
현 부총리와 이 총재도 이번 회동에서 남다른 인연이 눈길을 끌었다. 현 부총리가 1974년 한은에 입행한 사실을 언급하며 입행년도에서 이 총재보다 3년이 빠른 사실을 상기시켰던 것.
정부와 한은의 경제와 통화정책간 조화가 강조된 부분도 닮은 꼴이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경기활성화에 나서려는 정부는 통화정책의 든든한 후원이 절실했고, 한은에서는 5월에 금리를 인하하며 보조를 맞춰나가는 상황이었다.
이 총재 체제로 바뀐 한은의 4월과 5월의 기준금리 방향에 대해 시장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정부에서 회동을 통해 정책공조를 적극적으로 강조한 것도 지난해 상황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이번 회동에서 '부총리와 한은 총재간 격의없는 만남을 계속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도 과거 곰탕회동에서 현 부총리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이 같은 만남을 갖자'고 김 전 총재에게 말한 것과 꼭 빼닮았다.
현 부총리와 김 전 총재는 곰탕 회동 이후 지속하겠다던 주기적인 만남을 그 이후 더이상 이어가지는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