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태 서울 디지털대학교 부총장이 11일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 주요당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정치 실천방향' 강의에서 한 말이다. '조중동' 구독자는 700만명인데 반해 노사모 회원 가입자는 5만명에 불과하지만, 노사모 회원들은 인터넷상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5만명의 제곱수인 25억만명분의 활동을 한다는 주장이다.
황 부총장은 이어 "왜 한 줌도 안되는 노사모들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그것은 네크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침묵하는 다수는 이제 영향력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돌발적인 분석도 내놨다.
한나라당의 디지털 정당화를 위해 당선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게 될 '디지털 확산' 교육 첫째 날, 강사로 나선 황 부총장은 당선자들의 디지털 마인드 무장과 사이버 지구당 구축을 강조했다.
황 부총장은 "향후 진보가 10년이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집권 20년 프로젝트를 구상해놓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컨텐츠는 괜찮은데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운영, 조직 등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황 부총장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매우 두껍기 때문에 진보 10년을 4년만에 끝낼 가능성도 있다"며 "한나라당도 4년 뒤에는 희망이 있다"고 전망했다. 황 부총장은 이어 "당선자들이 디지털 마인드로 무장해서 사이버 지구당에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 뒤 중앙당과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침묵하는 다수는 영향력 없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교육은 시종일관 허심탄회하고 진지한 고민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 디지털정당화추진위원장이기도 한 김형오 사무총장은 교육이 끝난 뒤 "5만명의 제곱수가 이론적으로 가능한가라는 부분이 오히려 실감나게 들리더라"며 "이 이론은 선거전에도 그대로 대치가 된다"고 말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이 주장하는 '김형오의 선거승리 공식'은 이렇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처럼 한 표를 오게 하려면 최소한 15번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15번을 찍는다는 것은 한 후보가 유권자 한 사람에게 15번 지지를 호소하던가, 유권자 주변에 있는 15명이 돌아가면서 한 번씩 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식으로 5만명이 서로 사이버 상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면 그 후보에 대한 신념과 확신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 때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네티즌들도 노사모 때문에 흔들렸다"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 내용이 실감 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사무총장은 "네티즌들과 보수는 서로 간극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네티즌이 유시민 홈페이지에서 시끌벅적한 것은 네티즌과 유시민 의원의 이념성향이 맞아서가 아니다"며 "네티즌은 이념성이 없고, 감정적인 흐름에 있어서의 폭이나 취향, 끼가 비슷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이어 "한나라당에도 유시민 의원 못지 않은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원희룡· 남경필 의원도 튀는 인물들이어서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것 같고, 김용갑 의원이라고 네티즌이 싫어하라는 법은 없다, 3천만명의 네티즌을 단 한 사람이 장악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여옥 대변인도 교육이 끝난 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TV토론이 있으면 먼저 사이버토론을 통해 네티즌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안다"며 "한나라당 의원들도 사이버상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디지털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했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은 21일까지 총 8차례에 거쳐 모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15∼20명씩 조를 편성해 `디지털 마인드' 강의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