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對 박원순 '서울시장' 격전 예고…'재벌 VS 서민'

추격자 鄭, 백지신탁 최대 걸림돌…朴시장 '색깔론' 공세 극복 관건

6·4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경기·인천 빅3 지역의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지방선거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지난 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정몽준 후보가 당선되면서 지방선거 최종 승패 가늠자 역할을 할 '정몽준-박원순' 대결이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재벌 대 서민', '토목 중심 대 사람 중심', '보수 대 진보' 프레임이 강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침몰 참사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서울인만큼 현재 박 시장의 지지율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선거 이슈를 주도하는 쪽은 박 시장이다. 그는 전날(12일) 오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작고 조용한 선거를 내세우며 △돈 안 드는 선거 △유세차량과 동원 없는 선거 △네거티브 없는 선거 △안전공약 공통개발 등을 먼저 제안했다.  

이에 추격자인 정 후보 측은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기도 전에 박 시장이 먼저 치고 나온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보였다. 

특히 박 시장이 원하는 '네거티브 없는 선거' 역시 제안으로 그칠 공산이 커 보인다. 정 후보가 국가보안법에 대한 박 시장의 입장이 모호하다는 것을 지적, '색깔론' 공세를 예고했기 때문.

□ 정몽준-박원순 대결, '재벌 대 서민' = '정몽준-박원순', '박원순-정몽준'의 대결을 말해주는 핵심 키워드는 '재벌 대 서민'이다. 대기업 최대 주주와 시민단체 활동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가장 상징적인 프레임이다.

정 후보의 최대 걸림돌은 서울시장 경선에서부터 지적받아온 1조9천억 원 가량의 현대중공업 주식에 대한 백지신탁 문제다. 그동안 정 후보는 즉답을 피하면서 "법적 절차대로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이 시민활동가 시절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것과 시장이 되고나서 모호한 입장을 나타낸 것에 대해 역공을 펴고 있다.

정 후보는 "권위주의 정부시절 국보법이 남용된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 지금 북한이 미사일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폐지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리 서울시는 건강하게 발전해야 하는데 시장이 그런 생각을 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앞서 박 시장은 '색깔론' 공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민활동가 경력과 재산 기부를 언급하며 "그동안 제가 애국의 최전선에 섰던 사람이다. 일생을 바쳐서 공익적 활동을 했던 사람"이라며 "(제게 색깔론을 제기한) 그분은 뭐 했나 비교해보라. 제가 빚 많은 거 알지 않나. 누가 애국의 삶, 헌신의 삶을 살았는지 따져봐 달라"고 반박한 바 있다.

□ 뚜렷한 정책 차이 '토목 중심 대 사람 중심' = 정책 부분에서도 두 후보는 차이가 명확하다. 이명박-오세훈 전임시장들의 뉴타운 사업, 세빛둥둥섬 용산 재개발 등 굵직한 토목사업으로 20조에 달하는 빚을 떠안으며 임기를 시작한 박 시장은 무분별한 토목사업 자제를 약속하고 부채 탕감과 민생해결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임기 2년 반 동안 3조원의 부채 탕감과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반값등록금 실현 등 실질적 민생에 더 접근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임시장들의 건설 사업이 중단되면서 지체비용 역시 늘어나고 있다고 정 후보 측은 비판하고 있다. 또한 가시적인 성과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정 후보는 중단된 용산 재개발과 뉴타운, 세빛둥둥섬 사업의 재추진을 약속했다. 여기에 정 후보는 박 시장이 도시형 텃밭을 가꾸고 있는 노들섬에 대관람차를 건설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 '안전 공약'은 한 목소리…지하철 추돌사고 VS 현대중공업 가스운반선 폭발 = 세월호 참사 여파로 안전 공약은 두 후보가 공통으로 내걸고 있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해 공동개발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정 후보는 "공약을 같이 개발하자고 하는데 지금 정보화 시대에 공약을 같이 하자니 공약이 같으면 선거를 왜 하느냐"며 "(지방선거가) 누가 잘생겼나 뽑는 거 아니잖나"라고 거절했다.

특히 박 시장은 최근 서울시 지하철 왕십리역 추돌사고, 정 후보는 현대중공업 가스운반선 폭발사망사고 등으로 안전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 시장은 지하철역 추돌 사고와 관련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며 "노후된 전동차와 시설을 완전히 교체하겠다"고 '지하철 운영시스템 10대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정 후보 역시 노후 차량 및 시설 교체를 위해 임기 중 예산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