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양보 요구" vs "이슬람과격분자에 비유" 팽팽
애플 측은 삼성이 자신들을 이슬람 과격분자에 비유했다고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애플이 일방적인 요구를 하면서 협상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글과 애플의 소송 취하로 특허 분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삼성과 애플 변호사들은 여전히 날선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 같은 사실은 20일(현지 시간) 양측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 공동 제출한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이번 문건은 대체적 분쟁해결(ADR)을 모색해보라는 루시 고 판사의 명령에 따라 진행된 협상 내용을 담은 것이다.
ADR은 소송 대신 당사자간 합의를 바탕으로 분쟁 해결을 모색하는 화해, 조정, 중재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변호사들은 여전히 한치 양보 없는 설전"
이날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삼성과 애플 양측 변호사는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 측 존 퀸 변호사의 격한 발언을 주로 문제 삼았다. 존 퀸 변호사가 애플을 이슬람 과격분자인 ‘지하드 주의자(jihadist)’라고 지칭했다는 것.
존 퀸 변호사는 또 이번 특허 소송이 애플에겐 ‘베트남 전쟁’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비유했다고 애플 측이 주장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최근 배너티 페어(Vanity Fair)란 미국 매체에 소개된 삼성의 특허 전략에 관한 기사도 거론했다. 배너티 페어는 상대방의 지적재산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하는 것이 삼성 전략이라고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삼성의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기가옴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애플이 중재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과도한 양보를 요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애플은 일방적인 조건을 부과해 이번 협의 자체를 방해하려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기가옴은 “양측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한국 언론 보도와 달리 법원 문건에 따르면 협상 타결이 요원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포스페이턴츠는 "조만간 대타협 가능성" 전망
반면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를 운영하고 있는 플로리언 뮐러의 분석은 달랐다. 뮐러는 치열한 법정 공방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애플이 조만간 특허 분쟁을 끝낼 가능성이 많다고 예상했다.
뮐러는 그 근거로 최근의 변화된 상황을 꼽았다.
뮐러는 지난 해 9월 무렵까지만 해도 애플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삼성 제품 수입 금지 판결을 받아내면서 한껏 고무된 상태였다. 독일 법원 역시 삼성이 애플 제품을 복제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승부의 향배를 알 수 없는 쪽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이런 상황은 2차 특허 소송에선 한층 더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애플이 소송 무기로 들고 나온 특허권이 삼성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던 것. 애플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던 1차 소송과 달리 2차 특허 소송은 삼성과 애플이 서로 펀치를 주고 받는 난타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뮐러는 이런 주장을 토대로 “삼성과 애플 간 합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초점 잃은 법정 분쟁이 올 여름 이후까지 계속된다면 오히려 내가 깜짝 놀랄 것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