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에 쏘여 신고한 60대 남성, 숨진 채 발견...'벌독 쇼크사 추정'

경찰, '벌독 아나필락시스' 쇼크사 추정

어두운색 옷과 향 진한 화장품 피해야

경기 양평에서 등산 중 벌에 쏘였다고 신고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4일 경기 양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 48분쯤 양평군 단월면 봉미산에서 60대 A씨로부터 "혼자 등산하던 중에 머리와 옆구리를 벌에 쏘여 숨 쉬기가 힘들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봉미산 일대에 헬기와 인력 30여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후 신고 1시간 30여분 만에 A씨를 발견했으나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신에서 벌에 쏘인 자국 외에 다른 외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신체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원인 물질에 노출된 후 늦어도 1~2시간 내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며 드물게는 5~6시간 후 나타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근 이상고온 등의 영향으로 말벌 개체군이 급증하면서 '벌 쏘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2815건으로 예년 같은 기간보다 40%정도 늘었다. 벌 쏘임으로 인한 심정지 환자는 2021년 부터 2023년까지 매년 11명씩으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8월 18일까지 8명 발생했다.

벌은 어두운색 계열의 옷에 높은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에 벌 쏘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흰색 등 밝은색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한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해야 한다.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엔 머리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는 카드 등으로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의 감염 방지를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