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민간소비 관련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민간소비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KDI는 9일 '경제동향 6월호'에서 "소매판매액지수 등 민간소비 관련 지표는 세월호 참사의 부정적인 영향이 반영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실제 4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동월대비로 전월(2.1%)보다 크게 낮은 –0.1%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전월대비로도 1.7% 감소했다. 내구재는 큰 폭의 승용차 판매 증가(17.2%)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사들의 영업 정지 등의 영향으로 통신기기·컴퓨터 판매가 부진을 모습을 보이면서 0.8%의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서비스생산 지표가 부진했다. 구체적으로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업이 각각 전년동월대비 1.3%, 1.9% 감소한 가운데, 예술·스포츠·여가도 크게 부진(-10.0%)한 모습을 보였다.
KDI는 세월호 참사가 민간소비 개선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KDI는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은 최근의 추세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4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8)보다 낮은 105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 관련 지표도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4월 중 전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전월(2.5%)보다 낮은 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은 2.4% 증가하면서 최근의 회복세가 대체로 유지됐으나, 서비스업은 전월(2.3%)보다 낮은 0.9% 증가했다. 지난달에 비해 서비스업생산은 1.0% 감소로 전환됐다.
KDI는 "부문별로 제조업에서 기타운송장비 부문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서비스업에서는 도소매 및 예술 스포츠·여가업 등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설비투자지수의 개선속도는 완만한 것으로 진단했다. KDI는 "4월 중 설비투자지수가 비교적 큰 폭(전년동월대비 10.7%)으로 증가했으나,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설비투자의 개선 추세는 완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부문이 부진(-11.9%)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축부문의 증가세는 대체로 유지되면서 전년동월대비 2.9% 증가했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주거용·상업용 부문의 실적 증가에 주로 기인해 전년동월대비 42.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개선 추세를 유지했다. 5월 중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9%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감소로 전환됐으나, 조업일수를 조정한 일평균 수출액은 3.2% 증가했다. 수입은 전월(5.0%)에 비해 낮은 증가율(0.3%)을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3억5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큰 폭의 흑자를 지속했다.
고용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4월 중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만1000명(2.3%)늘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27만3000명)와 60대(20만6000명)가 취업자 증가를 주도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다만 전월(64만9000명)에 비해 취업자 증가세는 소폭 둔화된 모습이다.
한편 5월 중 소비자물가는 공업제품가격의 상승으로 전월(1.5%)보다 소폭 높은 1.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전월에 비해 상승세가 소폭 둔화되며 각각 전월대비 0.0%, 0.1%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