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임종룡 회장·조병규 행장 재임 때도 유사한 불법 확인"
檢,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 압수수색 진행...금융지주 회장 압색은 '최초'
檢, 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에 이어 손태승 전 회장 구속영장 발부
임종룡 회장, 국감장에서 "제 잘못 있다면 제가 책임지겠다” 밝히기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이 28일 우리금융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관련, "현 경영진 재임 중에도 유사한 불법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발언함에 따라 임종룡 현 회장의 거취 문제가 또다시 세간의 관심이 되고 있다.［우리금융 제공 사진 합성］
손태승 전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의 책임 소재가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물론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과 현 경영진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룹 경영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갖고 그간 감독·검사 과정에서 파악한 은행지주의 경영상 취약점을 공유하고, 내년 은행지주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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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임 회장·조 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불법 있었음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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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끈 부분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이 원장의 발언이다.
이 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과 관련된 불법 대출금에 검사 진행 과정에서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불법이 있었던 것을 저희가 확인했다"며 "이 부분들을 중점 검사사항 중 하나로 보고 있고, 불법이나 비리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것(불법 대출)들이 제대로 이사회에 보고가 됐는지, 이사회 기능이 작동됐는지, 이사회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도 점검할 것"이라며 "최종 검사 결과는 다음 달 중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측이 전임 회장 재임 시절 있었던 일이라며 선을 그어왔지만 이 원장이 이를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의 거취를 재차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1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백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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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단순 여신심사 소홀" vs 금감원 "적절한 대응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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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은 11월 18일 오전 우리은행 대출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 중이다. 이날 우리은행 본점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금감원은 앞서 지난 8월 27일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단순 여신심사 소홀'로 간주해 금융사고 보고와 공시를 진행하지 않은 우리은행에 대해 추가 현장검사를 통한 재검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제67조(금융사고 보고)에 의거, 이 규정에 명시된 '여신심사 소홀 등으로 인하여 취급여신이 부실화된 경우에는 이를 금융사고로 보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에 따라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고, 금감원은 '여신심사 소홀'로 인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자체검사 결과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을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6~7월 현장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결과 우리은행 여신감리부가 지난해 9~10월 이 같은 부당대출 사실을 현 은행 경영진에 보고했고, 지주 경영진은 올 3월께 관련 내용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는데도 금융당국의 현장검사 전까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반면 우리은행은 1~3월 자체검사에서 파악한 내용은 '단순 여신심사 소홀'일 뿐 금융사고가 아니고, 특히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2차 자체검사와 금감원 현장검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즉 금감원 현장검사가 시작된 6월 이후부터는 보고대상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결국 관건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이 해당 부당대출 건을 인지한 시점인데 이 원장이 이날 이 쟁점부분에 대해 "저희가 확인했다"고 방점을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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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중대 금융사고, 금융산업 신뢰 훼손하는 것...엄중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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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분야 국정감사장에 출석, 금감원 주요업무를 보고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캡처］
이복현 원장은 앞서 지난 10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분야 국정감사에 기관 증인으로 출석, 금융권에서 중대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점에 대해 "중대 금융사고는 금융산업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발생원인 등을 발본색원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같은 달 29일 내부 임원회의에서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은행 등의 금융사고와 해외 현지법인 투자 및 운영 부실 등과 관련해 정기검사 과정에서 면밀히 점검하고 근본적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으로부터 부당대출 사건을 이첩 받아 수사에 나선 검찰(서울남부지금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은 지난 18일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에 나선 지 불과 하루 만인 19일 조병규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조 행장이 피의자로 명시됐다. 조 행장이 부정대출에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은행장 취임한 이후에도 불법적 대출이 자행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혐의다.
이에 더해 검찰은 지난 22일 오후 손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감원과 검찰의 칼날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최고경영층을 겨냥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결국 이 원장이 28일 우리금융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조사 결과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시에도 비슷한 불법이 발생했다고 밝힘으로써 임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의 사법리스크가 크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 원장이 그룹 전체 내부통제 총괄책임자로 임종룡 지주회장임을 밝히면서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이날 "책무구조도 시행으로 지주회장이 그룹 전체 내부통제의 총괄책임자로서 자회사 내부통제 작동 여부까지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통제의 실효적 작동을 위해 지주회장이 책임의식을 갖고 총괄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임 회장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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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 지난해 취임사 최우선 키워드는 '신뢰'...하지만 현재 남은 건 '오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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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4일 임종룡 우리금융 신임 회장이 임직원들을 향해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우리금융 제공］
임종룡 회장은 지난해 3월 24일 취임사를 통해 "1등 금융그룹이 되기 위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것"이라며 "저는 우리금융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이며 우리금융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으로 ▲신뢰받는 우리금융 ▲빠르게 혁신하는 우리금융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 ▲국민들께 힘이 되는 우리금융 등 4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경영 키워드 중 가장 먼저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리스크를 조기에 진단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 체계를 끊임없이 고도화해야 하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된 건전한 영업문화를 정착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 회장은 이와 함께 향후 자신이 집중할 경영 아젠다(Agenda)에 대해서도 "지난 조직개편을 통해 회장 직속으로 '기업문화혁신TF'를 만든 바 있으며, TF에는 자회사 대표들도 참여시키고 제가 직접 과제들도 챙겨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인사·평가 및 연수 제도, 내부통제, 사무처리 과정, 경영승계 절차 등 조직에 부족한 점이 있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한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 1월 2일 갑진년(甲辰年) 신년사에서도 비전 중 한가지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취임일성과 신년사에서의 강조한 바와는 달리 현재 우리금융·우리은행은 연이은 대형 금융사고로 '금융사고 맛집'이란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구성원들의 사기 또한 땅에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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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완전 민영화...자산규모 330조원, 100% 지분 계열사만 1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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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금융은 지난 3월 13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잔여지분 935만7960주(지분율 약 1.24%) 전량을 자사주로 매입하면서 1998년 공적자금 지원 이후 7차례 블록세일과 2016년 현 과점주주 체제 도입을 위한 매각 등 26년에 걸친 공적자금 상환 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하고 100% 민영화를 완성했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은 2023년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2022년) 3조1417억원 순이익과 비교해서는 19.9% 감소한 실적이었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당기순익은 2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2조6591억원을 시현했다. 전기 당기순익(9315억원)과 비교해 3% 감소했다. 그룹 ROE(누적 기준)은 10.82%를 기록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 2조5063억원을 초과 달성하며 '연간 당기순이익 3조원'을 향한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이익창출능력을 입증했다는 자평이다.
2023년 대손비용은 1조8807억원이었고, 올 3분기 누적으론 1조2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일회성 요인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NPL비율은 그룹 0.55%, 은행 0.21%로 전년말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NPL커버리지비율은 그룹 152.3%, 은행 270.2%를 보이며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증명했다"고도 했다. 그룹 관계자의 설명과는 달리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리스크관리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자료출처=우리금융 IR 보고서］
우리금융은 2024년 8월 기준 지분 100%의 계열사 14개사(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신탁·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금융에프앤아이·우리자산운용·우리신용정보·우리펀드서비스·우리에프아이에스·우리금융경영연구소)와 지분율 90.75%∼100%의 해외현지법인 11곳, 그리고 6개의 사모펀드 합자회사 및 기타 투융자회사 4개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약 330조원으로 국내 금융지주 중 3위이며 현재 시가총액은 약 12조5000억원(11월28일 주가 1만6800원 기준)에 달한다. 외국인 보유지분은 45.76%다.
우리금융 주가를 경쟁사들 주가(11월28일 종가 기준)와 비교해보면, KB금융지주(9만8000원), 하나금융지주(6만3900원), 신한지주(5만3500원)보다 낮은 1만6800원이다. 이는 IBK기업은행(1만5090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2024년 11월 현재 그룹 전체 구성원 수는 1만7800명 수준이다. KB금융지주(2만7900명), 신한지주(2만3500명)보다는 적고, 하나금융지주(1만7650명)과는 비슷한 규모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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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료 출신 금융지주 수장의 한계 사례될 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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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0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분야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 여야 위원들에게 우리금융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MBC방송 캡처］
자산 규모 면에서나 매출 및 구성원 규모 면에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견줄 수 있는 금융지주에 관료 출신이 최고경영자(CEO)가 되면서 그 한계를 보임은 물론 최다·최대 금융사고를 발생하게 했다는 오점을 남긴 사례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국감에서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는 야당 의원 질문에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가 잘못해서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전임 회장과 관련된 불법 대출금 검사 진행 과정에서 임 회장과 조 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불법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고, 불법이나 비리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임 회장으로서도 향후 거취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라는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