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뽑아든 대규모 제재의 칼날이 금융권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카드사 정보유출, 해외지점 부당대출, 불완전판매 등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에 대한 문책이 사전 예고 됐기 때문.
특히 KB금융그룹의 경우 임영록 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인수전에서 배타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은 이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았던 소식.
2주 간의 시간이 주어진 배타적 협상기간동안 KB금융은 부족한 M&A 경험과 금융당국과의 마찰이라는 높은 산을 넘으며 떨어진 신뢰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2.50%로 묶어놓으며 13개월 연속 동결기조를 보였다.
□ 금융사 임직원 200여명 제재 통보…역대 '최대' = 지난 9일 밤은 몇몇 금융인들에게 잊고 싶은 악몽으로 남았다.
이날 오후 11시경 금융감독원은 주요 금융사 임직원 200여명에 대한 징계수준을 사전 통보했다. 오는 26일 열릴 제재심의위원회에 대한 사전조치다.
특히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해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예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KB금융의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회자되고 있다.
중징계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향후 최소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또 그동안 중징계를 받고도 자리를 보전한 금융권 CEO가 흔치 않기 때문에 사실상 '퇴출통보'라고도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신한은행은 고객 불법 계좌 조회 혐의,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사업' 관련 부실 판매, 정보유출 카드3사(KB국민·롯데·NH농협)는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 등으로 제재를 받게 될 전망이다.
□ KB, LIG손보 우선협상자로 선정…분위기 반전 될까 = 올해 보험권 최대 매물인 LIG손해보험의 우선협상자에 KB금융이 선정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당국의 대규모 제재를 받을 예정인 KB금융이 이번 인수를 통해 내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 11일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KB금융을 LIG손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
KB금융은 예상 입찰가격인 5000억원 보다 높은 6400억원 내외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B금융이 실제 인수에도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배타적 우선협상기간이 2주로 비교적 짧은 편이고, 과거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경험은 부담이다.
또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사전 통보 받은 터라, 비록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타적 우선협상자라는 위치가 상당히 유리한 자리이긴 하지만, 최근 (KB금융의) 내외 분위기나 금융당국과의 마찰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준금리 13개월째 동결…이주열 입장은? =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6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2012년 10월 0.25%포인트 인하한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기조다.
이틀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권전문가의 100%(118명)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은 금리 인하나 인상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통위 회의 직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美)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그에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달라질 가능성, 그에 따라서 세계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그런 점은 유의해서 볼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세월호 사고의 영향 등으로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현재로서는 세월호 사고에 따른 이 같은 내수위축이 앞으로의 경기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조금 더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취임 당시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4월에는 한은이 올해 4%, 내년 4.2%, 성장을 전망 했었다"며 "경기전망에 연계해서 말한 것이기 때문에 다음 달 경제전망이 나오면 다시 한 번 말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