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개정된 '지방세무사회등설치운영규정'이 지역세무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본회가 지역세무사회 총회의 성원 기준을 구성원의 '5분의 1이상'으로 한정, 지역회의 활동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개정에 '지방·지역세무사회장은 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함께 신설되면서 서울지방회 산하 25개 지역회 중 18개 지역회가 회장을 다시 선출해야 상황에 처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3일 송파지역세무사회(회장 : 오학선)는 후임 지역회장 선출을 위한 정기총회를 개최했으나 개정된 성원 기준 조항을 충족하지 못해 총회 자체를 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송파지역회는 오학선 회장의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회장이 없는 지역회가 됐다.
□ "회원 20% 참석,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방세무사회등설치운영규정에 따르면 서울회 총회일(6월12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지역회 총회를 개최해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세무사들의 낮은 참석률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지역회가 개정된 총회의 성원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송파지역회는 서울지역세무사회 중 회원 수가 비교적 작은(133명) 규모에 속한다"며 "송파지역회가 총회 성원기준 20%를 채울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보다 규모가 훨씬 큰 역삼, 서초, 강남 등은 총회 성원을 채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무사회의 뿌리 조직인 서울지역의 대부분 지역세무사회는 한국세무사회의 무리한 지방회설치운영규정 개정으로 회장 등 임원을 선출하지 못함으로써 지역회원의 의사를 대변하는 등의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사태가 예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세무사회 회칙 제17조(총회의 정족수) 1항에 따르면 '총회는 출석회원 과반수로서 의결하며 가부동수일 때에는 의장이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세무사회의 다른 규정도 이 회칙 조항을 준용해 의결정족수는 모두 '참석회원의 과반수'로 돼있다.
이에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유독 지역세무사회 총회의 성원기준만 까다롭게 만들어 지역회를 혼란의 도가니로 만드는 세무사회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역세무사회를 무력화시키는 것을 넘어 아예 지역세무사회장을 뽑지말라는 의도가 숨겨진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역삼지역세무사회 박연종 회장은 "역삼회는 오는 30일 새롭게 지역회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회원20% 참석을 위해 문자 등을 통해 독려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예전 총회를 비춰봤을 때 많아야 70~80명 정도 참석했다. 20%면 150명이 와야 하는데 총회가 열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회원이 속한 역삼세무사회 역시 회장 없는 지역회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세무사회는 "지역세무사회 활성화를 위해 일정 인원 이상 출석 시 총회가 성립하도록 하며, 회원의 회무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연임규정을 현행 본회 회장과 같이 지방세무사회 회장 및 지역세무사회 회장에게도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