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청문회, 정책방향·자질 검증

與, 정책질의 집중 vs 野 "도덕성·역사관 문제"

여당 대표 출신 후보자…무난한 분위기서 진행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7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정책방향과 자질, 도덕성 등을 검증했다.

청문회에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당 대표까지 지낸 황 후보자에 대해 도덕적인 면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판단 아래 사회·교육분야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점을 의식한 듯 교육감 직선제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황 후보자의 긍정적 답변을 끌어내려했다.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은 "교육감 선거가 출마하는 분들의 공약과 주장이 선명하고 그에 따라 진보, 보수로 나뉘고 있다"며 "교육이 정치화, 이념화 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서용교 의원도 "현재 교육감 직선제는 정책대결보다는 원색적 비방으로 얼룩진 선거로 흐르고 있다"며 "심도있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당 의원 중에서도 박대출 의원은 황 후보자가 소유한 건물을 딸에게 관리하게 하고 100만원씩을 지급하면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주로 후보자의 도덕성과 역사관에 대한 공세를 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은 "후보자는 2008년 두차례 사립유치원 원장에게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며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5·16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요구했다. 황 후보자는 "교과서에 군사 정변으로 돼 있다. 이 자세를 유지하겠다"면서도 "여러 견해가 있다. 5·16이 산업화와 국가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답했다.

박혜자 의원은 황 후보자가 5공화국 시절의 공안조작 사건인 '학림사건' 재판부의 배석판사였다는 점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황 후보자는 "대법원이 새로운 재심결정을 하고 또 구법(舊法) 체제에서 고통당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의 뜻을 모든 법관을 대신해 했고, 저도 같은 입장이고 동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앞서 사퇴한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비교해 다소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여당 위원들은 새누리당 대표를 역임한 황 후보자를 향해 이따금 "대표님"이라고 호칭을 실수하기도 했고, 청문회 도중 후보자가 설훈 위원장을 향해 "존경하는 재판장님"이라고 잘못 불렀을 때에는 회의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야당 위원들도 직전 청문회에 비해 언성을 높이는 일이 드물었다.

그러나 일부 야당 위원들은 황 후보자가 여당 대표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검증이 느슨해졌다며 비판했다.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후보자의 경우 다른 공직후보자가 다 거치는 청와대의 사전검증 단계인 체크리스트 작성을 하지 않고, 인사 담당자들과 면담만 거쳤다"며 "예우를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인태 의원도 "자료 제출이 지나치게 부실하다. 후보자는 오랫동안 의원으로서 각종 청문회를 해 놓고, 자신에 대한 자료를 내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