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이 2005년 이후 3482명의 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을 일방적으로 다른 특약점이나 직영매장 등으로 강제 이동시켰다가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는 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을 다른 특약점 또는 직영점으로 일방적으로 이동시킨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로 시정명령과 함께 5억원을 부과했다고 18일 밝혔다.
특약점은 아모레퍼시픽 제품만을 취급하는 전속대리점이다. 헤라·설화수 등 고가 브랜드 화장품을 방문판매 방식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총매출액 2조6676억원의 약 19.6%의 비중을 점하고 있다.
법규 위반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5년 이후 신규 특약점을 개설할 때마다 기존 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 중 일부를, 일명 ‘세분화’ 전략을 통해 강제 이동시켜왔다.
◆…아모레퍼시픽의 세분화 전략 사레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방문판매원은 특약점주와 ‘카운셀러계약’을 체결하고 소비자를 방문해 판매하는 조직이며, 특약점은 방문판매원을 모집·양성하는 등 방판기반을 확대해 판매를 강화할수록 매출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따라서 특약점이 세분화돼 방문판매원들이 빠져나갈 경우 해당 특약점의 매출은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상권이 성장하는 지역이나 장기간 성장 정체점, 또 본사 영업정책에 비협조적인 영업장을 ‘세분화’ 대상으로 선정, 해당 특약점의 방문판매원들을 일방적으로 다른 특약점이나 직영매장 등으로 이동시키는 횡포를 부려왔다.
이 같은 수법을 통해 지난 2005년 1월 1일부터 2013년 6월 30일까지 기존 특약점에서 타 특약점으로 2157명, 직영영업소로 1325명의 방문판매원들이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2년말 기준 아모레퍼시픽 전체 3만4150명의 방문판매원 중 약 10%에 해당하며 이들의 직전 3개월 월평균 매출액은 총 81억 98백만원 규모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라목 거래상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 제공 행위로 판단, 과징금 5억원과 함께 방판특약점주 및 방문판매원 의사에 반하는 이동 행위를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위반행위로 인한 해당 특약점의 피해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워 법 시행령 제61조 별표2의 기준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이번 사례로 그동안 본사와 대리점간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우월적 지위 남용에 대해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