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학습 중요…평소 노력해야 벼락치기도 가능"
안녕하세요. 2014년 제49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동차 합격하고 삼정회계법인에 입사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이규원입니다.
돌아보니 CPA 합격증을 받기까지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대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친 후 보충역 판정으로 공익근무를 시작하게 되면서 저녁 시간을 어떻게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전공이 같은 주변의 친구들도 한다기에 큰 망설임 없이 CPA 시험 준비를 단순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공익 근무를 하면서 공부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고 공부량도 생각보다 많이 부족하였지만, 2011년 1차 시험에 응시하여 운이 좋게도 합격했습니다.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으며 제 자신은 무척 고무되었지만, 그 해 2차 시험에서는 원가관리회계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모두 불합격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1차 시험 합격의 결과를 얻은 것에 자만하여 그 해 2학기부터 학교에 복학한 저는 휴학을 하지 않고 유예생활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1년도 2학기에는 18학점, 12년 1학기에는 15학점을 들으면서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는지 1년간의 유예생활을 끝으로 제가 받아 든 성적표는 세무회계, 재무회계 불합격이라는 성적표였습니다.
공익 근무 시간을 활용하였고 이후에도 휴학을 하지 않은 채 시험 준비를 한 것이니 불합격했어도 크게 손해 본 것은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CPA는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수험생활을 접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회계사! 그 길이 내 길인가? 물으면서 저는 자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수험생활을 접고 저는 1달여 유럽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해비타트 등의 다양한 봉사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는 주요한 화두였습니다. 그런 방황의 시간을 거치고 저는 마무리 못하고 남겨두었던 CPA 시험과 다시 대면할 수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용기도 갖게 되었습니다.
2013년 여름부터 다시 수험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2013년 2학기에는 학교를 다니며 유예 시절 불합격했던 세법과 재무회계 위주로 2차서를 독학했고, 상법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강의를 다시 들었습니다. 학기를 끝내고는 경제학과 경영학 등 1차 과목과 객관식 책들을 위주로 공부하였습니다.
1차를 합격한 후에는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2차 강의를 예전에 조금 들었던 터라 회계감사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강의를 듣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동차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강좌 수강으로 인한 자습시간의 확보일 것인데, 여력이 된다면 1차 준비과정에서 2차 강의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또한, 투입의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원가관리회계와 재무관리는 투입과 산출이 완전히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2011년도 2차 시험에서 주어진 많은 공부량으로 인해 원가관리회계는 모의고사 5회분만 보고 시험장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의외의 합격을 일궈낸 적도 있었습니다.
원가관리회계는 기출문제와 기본문제만 풀고 답안 작성요령을 익히는데 주력했습니다. 재무관리 또한 빈출 주제를 위주로 공부를 하고 파생, 선물 등의 주제는 기본적인 것만 공부했습니다.
원가관리회계와 재무관리의 부족한 부분은 여러 선생님의 GS문제집과 동차/유예 모의고사를 구해서 풀어보는 것으로 채웠습니다. 이외의 나머지 시간은 세무회계, 재무회계, 회계감사를 공부하는데 집중적으로 투입하였습니다.
수험기간 동안 공부 방법에 있어서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스스로 공부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의 논리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 어떤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가 보다는 얼마나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습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하여 객관식 강의는 하나도 듣지 않고 오로지 기본강의만 수강했습니다. 2차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원가관리회계 강의는 한 번도 듣지 않았습니다. 강의가 너무 많아 혼자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내린 특단의 조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반복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시험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마지막 1주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양이 방대하고 휘발성이 강한 과목들이 많으므로 시험 직전에 최대한 많은 양을 보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끔 하려면 결국 최대한 회독 수를 늘려서 시험 직전에 빠르게 1회독이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놓아야 합니다. 평소에 반복을 많이 해두어야 최후의 벼락치기도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수험생활 동안 어떤 생활습관을 유지하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도서관이 아닌 집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새벽시간에 집중이 잘 되고 아침에는 멍한 상태가 되는 전형적인 올빼미형 인간이었던터라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고, 도서관까지의 거리도 상당했습니다. 저녁~새벽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를 하고 보통 10시쯤 기상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만 있다 보면 필연적으로 늘어지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공부시간을 스탑워치로 체크하면서 늘어지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무조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책상 앞에 앉기 보다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수험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공부가 잘 되지 않는 날이면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하루 정도 바람을 쐬기도 하였고, 매일 목표 공부시간을 정하고 공부를 하였지만 목표한 시간을 채우지 못해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강박관념을 가지고 스스로를 옥죄며 공부시간만 늘려가기보다는 때로는 본인에게 상도 주면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 방법에는 정답이 없고 개인마다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마다 본인과 맞는 공부방법이 다를 것입니다. 저도 수험생활 동안 남들과 다른 특이한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제 공부방법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타인의 방법을 정답인양 수용하려고 노력하지 마시고 본인의 방법이 옳다고 생각하시면 우직하게 밀고 나가 꼭 합격의 기쁨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시험에 합격한 후에는 이후의 진로에 대한 고민에 부딪혔습니다. 고민 끝에 발전 가능성이 높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삼정회계법인에 지원하였고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수습회계사로서 많은 분야를 경험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삼정회계법인의 풀링 제도는 저에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분야를 경험하면서, 특히 FAS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