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베스트코가 심각한 성장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형은 큰 폭 증가했지만 손익은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를 보여 재무구조 여기저기서 경보음이 그치질 않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하지만 2010년 설립 이래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 것은 물론, 매년 손실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차입금마저 해마다 급증, 그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의 39.2%, 자기자본의 98%까지 치솟았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얼마나 지불할 수 있는 지를 나타내주는 이자보상배율의 경우 2011년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보인다는 것은 회사운영으로 차입금 상환은 커녕 이자비용까지 빚을 내 충당해야 하는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빚을 추가로 내 이자를 갚아야 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폭발적 매출 증가 불구 설립 후 한 해도 영업이익 못내 ‘속빈강정’
대상베스트코는 회사 설립 이래 연평균 1700%에 달하는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를 시현했다. 하지만 이 기간 중 단 한 차례의 영업이익도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손실규모가 매년 확대돼 ‘속빈강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상베스트코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추이를 살펴보면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 2011년 81.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엔 4266.8억원을 기록하며 무려 5135%나 급증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외형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지역상권침해' 논란으로 한동안 떠들썩했던 전국 중소 식자재 유통 업체를 인수 후, 합병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대상베스트코는 지난 2011년 푸덱스식자재 합병을 시작으로 2012년 에이에스푸드서비스, 극동물류푸드, 한일마트신다물유통, 한미종합식품, 디에스푸드서비스, 중부식자재 등 19개사 등 총 20개의 중소 유통업체를 블랙홀 처럼 빨아들여 인수·합병했다.
이들 업체의 매출이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대상베스트코의 매출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 매출증가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손익은 매출증가세와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 추세를 보면 회사를 설립한 2010년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11년에 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이어 2012년의 81.1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무려 11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기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는 비상장법인이어서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실적을 공식확인할 길은 없다.
최대주주인 대상의 반기보고서와 대상베스트코 측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 2179.4억원에 영업손실 97억원, 당기순손실 88.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매출은 전년도보다 소폭 늘어나는 대신 영업손실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나 경영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차입금의존도 39%에 이자보상배율 3년 연속 마이너스… ‘부실기업’ 수준
손익상황이 이렇다보니 차입금도 해마다 급증추세다. 2010년에 0원 이었던 차입금이 2011년 222억원, 2012년 705.1억원, 지난해엔 740.7억으로 급증해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가 40%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해마다 금융비용도 증가해 지난해의 경우 34.3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여기서 문제는 영업손실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다보니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차입금 상환은커녕 금융비용마저 충당치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점이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얼마나 커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3년 연속 마이너스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1년 –8.0배, 2012년 –3.1배, 2013년 –3.3배를 기록했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 부실기업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로 차입금의존도 30%이상, 이자보상배율 1배미만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재무상태는 부실기업 판정 기준을 넘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된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상베스트코 관계자는 “사업초기 규모의 경제 실현과 식자재유통 혁신을 통한 경쟁력강화를 위해 전략적·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며 “단편적인 몇 가지 재무지표로 경영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신용평가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신용평가회사의 한 연구원은 “기업 신용분석 시 매출 증가세·부채·유동비율 등 여러 지표를 사용하지만 영업이익추이, 금융비용 및 차입금상환 여력 등을 가장 중시한다”며 “특히 현금흐름표는 인체의 혈액순환과 같아서 현재 및 미래의 리스크를 측정하는데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한 회사의 현금흐름을 분석해 보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을 어디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조달하고 사용했는지 파악이 가능해 문제점 분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대상베스트코의 현금흐름은 어떤 순환을 보여 왔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