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투자 손실 관련 위증"…국회 기재위, 증인채택 보류
국회 기획재정위는 2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야당인사에 대한 원색적 비난 트위터 글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투자공사(KIC) 안홍철 사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보류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사장에 대해 지난 2008년 KIC의 메릴린치 투자 결정과 관련해 위증의혹을 제기하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현 KIC 사장 안홍철은 과거 2008년 1월 KIC의 메릴린치 투자 결정과 관련하여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물었어야 할 사람"이라며 "경제부총리후보 최경환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안홍철 사장이 국회에서 위증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메릴린치 투자 건은 KIC가 2008년 1월 당시 정부가 위탁한 외국환평형기금 20억 달러를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투자한 것"이라며 "KIC의 해외투자 실태에 관해 감사를 실시했던 감사원은 메릴린치 20억 달러 투자에 대한 손실이 2009.12.31 기준으로 9억 18백만 달러(누적 수익률 –45.9%)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8일 최경환 후보 인사청문회 속기록에 따르면 안홍철 사장은 '메릴린치 투자에 대해 제가 명백하게 반대한 유일한 임원'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며 "그러나 확인한 바에 의하면 투자결정 당시 안홍철 감사가 20억 달러 투자에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찬성하였음이 밝혀졌다"고 위증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시 안홍철 감사는 2008년 1월 메릴린치 투자결정이 이루어진 후 일상감사 업무 태만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5월 임기만료 사유로 KIC에서 곧바로 퇴직했다"고 말했다.
또한 "안 감사가 메릴린치 투자 건을 반대하였다면 사후에라도 특별감사를 했어야 하나 퇴직 시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안홍철 사장의 이러한 입장 변경과 임무 해태에 대하여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2014년 초부터 안 사장의 노무현 대통령 비하 및 야당인사 원색 비난 트위터 글 문제로 국회 기획재정위가 현재까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4월 9일 기재위 새누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이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안 시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합의문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안 사장이 국회에서의 위증한 사실로 KIC 사장직에서 즉각 사퇴해야 할 사유가 하나 더 늘어났다"고 압박했다.
기재위는 정희수 기재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강석훈, 새정치연합 윤호중 의원이 논의 끝에 16일 기재부 국감에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안 사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들은 후, 안 사장에 대한 증인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정치연합 기재위 관계자는 "앞서 여야가 부적격이라며 사퇴를 촉구한 인사를 어떻게 감사할 수 있겠느냐"며 "부총리 답변을 듣고 증인채택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안 사장의 사퇴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KIC 안 사장 측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안 사장 측은 기자에게 보낸 반박 자료에서 "안 사장은 메릴린치 투자 결정을 내린 운영위원회에 당시 감사로서 출석 발언권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국제금융계의 일부 비관적 전망을 이유로 투자시기를 늦춰야 한다며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개진하였다"고 강조했다.
또, "그럼에도 운영위원회가 30억불의 투자의사 결정을 하자 다시 발언권을 얻어 당시 KIC 운용자산의 총규모가 200억불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30억불의 투자는 '집중위험'이 있음을 지적해 당초 30억불이었던 투자금액을 20억불로 감소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박 대변인이 '일상감사 태만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5월 임기만료 사유로 KIC에서 곧바로 퇴직하였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안 사장의 KIC 감사 임기는 2008년 8월이 만료시점이었으며, 메릴린치 투자 반대 등의 이유로 같은 해 5월 조기 사퇴한 바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