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정보포털에 등록된 규제 가운데, 최근 정부가 감축·완화했다고 밝힌 규제들의 상당수가 정상적으로 규정이 완화되거나 폐지된 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규제정보포털 등록규제 중 감축·완화규제 현황'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이 올해 감축·완화했다고 밝힌 규제정보포털 등록규제 464건 중 355건(75.6%)은 '오류등록', '이미 폐지된 규제', '규제사무가 아닌 규제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동일 규제를 중복으로 등록한 규제(216건)가 가장 많았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미 폐지된 규제의 경우 99건으로 확인됐으며, 지방자치단체 사무 등 규제사무 아닌 사항을 정비한 사항(비규제 29건)이거나, 법 개정 중임에도 현행 규제로 등록(오류등록 10건)되기도 했다.
정부가 올해 감축·완화했다고 밝힌 355건이 실제 규제완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셈이다.
특히 정부가 폐지했다는 규제도 버젓이 살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원자력안전법 105조 ▲철도안전법 제25, 26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47조 등의 규정들이 폐지되지 않았다. 더욱이 '원자력안전법 105조'는 규정의 내용도 '방사선안전관리 등의 교육훈련에 관한 규정'이 아닌 '전국환경방사능감시'규정으로 잘못 기재됐다.
또 '약사법시행규칙 제95조5'의 경우 일반 폐지한 것으로 정부가 밝혔으나, 해당 규정은 존재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식 의원은 "엉터리 규제완화는 무차별적 규제완화추진과 실적채우기식 성과경쟁이 불러온 부작용"이라며 "규제완화 이전에 등록된 규제사무부터 전수조사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률적으로 10%의 할당량을 정해 완화하거나 규제비용총량제를 도입해 규제들을 비용으로 환산하고 억제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후진적"이라며 "개별 규제의 필요성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완화는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규제정보포털에 등록된 약 1만5000여건의 전체 규제 가운데 안전필수 규제를 제외한 약 1만1000건의 규제를 연내 1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규제완화를 추진 중에 있다.
